화인열전 겸재 정선 <금강전도> 종이에 담채, 130.6×94.0㎝, 1734년(59세), 호암미술관 소장 이 기념비적 대작은 진경산수화풍의 완성을 의미한다. 겸재가 이 작품을 그린 곳이 금강산이 아니라 청하 고을이었고, 금강산에 다녀온 지 20년이 지난 시점이었다는 사실은 그가 가슴속에 담아온 금강산을 화면상에 .. 책 그리고 영화 2010.03.14
봄소식 낙엽사이로 빼꼼이 고개 내민 작고 여린 꽃, 행여 밟을새라 조심조심 보물찾기를 한다. 낙엽 위에 노란 촛불을 켜놓은 것처럼 세상을 환하게 밝혀 주는 꽃... 대동강 물이 풀린다는 우수(雨水)가 지났어도 아직은 봄이라 하기에는 성급한 감이 없지 않건만 맨몸으로 언 땅을 녹이고 올라와.. 들꽃처럼 2010.02.20
백제의 숨결, 익산 둘레길 '제주 올레길'과 '지리산 둘레길'을 시작으로 걷기 열풍이 불기 시작하면서 지자체마다 다투어 걷기 코스를 개발하고 있다. 내가 사는 이곳 익산에도 '성지순례길'에 이어 '백제의 숨결 둘레길'이 생겼다. 함라마을 삼부잣집 -> 입점리 고분전시관(1코스) 함라마을 삼부잣집 -> 숭림사(2코스) 로 이어.. 산과들 2010.01.18
미륵산 미륵산, 매일 아침 눈을 뜨면 가장 먼저 바라보는 풍경속에 우뚝 솟아 있는 산. 해발 430m의 낮고 작은 산이지만 동쪽은 용화산과 마주하고서 따뜻한 온기를 품고 있고, 남쪽은 대체로 경사가 심한 편이지만 산 중턱에는『삼국유사』무왕조의 미륵사지 창건설화에도 나오는 사자사가 있으며, 서쪽은 초.. 산과들 2010.01.06
눈 쌓인 출근길 풍경 동짓달 보름밤,하늘에선 구름과 달님이 숨바꼭질이라도 하는양 눈이 내렸다그쳤다를 반복하더니 끝내는 하얀눈이 쉬지 않고 펑펑 내린다 시아버님 기일을 맞아 모처럼 시댁 4남매가 모두 모였건만 문밖에서 소리없이 사부작사부작 내리는 눈때문에 모두들 마음이 급해진다요즘은 대부분 초저녁에 제사를 지낸다며 서둘러 상을 차리고 술을 올리고 밥을 올리고 경로당에 계시는 마을 어른들께 음식을 나눠드리느라 분주하다우리 아버님, 살아계셨을때 소식하시고 밥도 천천히 드시는 분이셨는데 어젯밤 수저 들기 무섭게 상을 치워버린건 아닌지 모르겠다 새벽까지 내리던 눈은 날이 밝으면서 그치긴 했지만 출근길 차량들 발을 꽁꽁 묶어놓았다아파트 앞 107번 종점 버스정류장에는 여느때보다 서너 배 많은 사람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아무래도 오늘은.. 그림일기 2009.12.31
1965 왕궁리5층석탑 해체보수 3일간의 연휴, 첫날인 성탄절에는 얼마전 뇌출혈을 일으켜 수술을 받고 입원중인 남동생 병문안을 위해 수원에 다녀왔다 올라가는 내내 고속도로 주변풍경을 허락하지 않던 짙은 안개는 내려오는 길에는 황사비로 바뀌어 날씨마저 몹시 우울한 날이었다 둘째날인 토요일엔 익산에서 생.. 옛날부터 2009.12.27
눈이 내리는 날에는 왕궁리에 가야 한다 양귀자 소설 <원미동 사람들>에 나오는 임씨는 '비 오는 날이면 가리봉동에 가야 한다' 고 말한다 소설속 임씨처럼 떼인 돈도 없는데다 아직은 첫눈을 기다릴줄 아는 낭만이 남아 있는 나는 비가 아닌 눈이 내리는 날에는 왕궁리에 가야 한다 그곳에 가면 땅 밑에 잠들어 있는 수많은 .. 옛날부터 2009.12.20
언니네 가족 언니네 가족, 살아가는 모습이 참 아름다운 사람들. 언니나 형부 모두 대한민국 대표 효자효녀다. 무엇보다, 주변을 돌아볼줄 아는 따뜻한 마음을 지닌 사람들이고. 이번에 언니와 형부가 교회에서 중요한 직책을 맡게 되었다 한다. 나는 비록 교회를 다니지는 않지만 언니네 가족 못지 않게 신앙이 두.. 그림일기 2009.12.06
흙길 예찬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호수가 있다. 둘레가 4킬로쯤 되는, 기다랗게 활처럼 휜 자연호수이다. 교통량이 많은 지방도로가 교차하는 각(角) 안에 위치해 있는데도 내려앉아 있어서 그런지 통과하는 차량 안에서 잘 보이지 않는다. 삼각형의 나머지 한 변은 아파트단지다. 그래서 그 호수는 마치 그 아파.. 책 그리고 영화 2009.11.28
가을과 겨울 사이에서 아파트 뒷발코니에서 바라보면 저 멀리로 키 큰 은행나무 무리가 보인다. 은행나무에 노란 단풍이 든지 족히 일주일은 지난 것 같은데 처음에 비해 여백은 다소 생겼지만 그래도 여전히 멀리 보이는 노란 은행나무 단풍이 뒷발코니 창을 열때마다 나를 유혹한다. 하늘엔 흰구름 먹구름이 둥둥 떠다니.. 그림일기 2009.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