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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어느날

일요일 아침,나즈막한 미륵산의 봄빛이 골속골속 들여다 보일만큼 시계가 탁 트였다.뒷발코니 창을 열고서 그 맑고 깨끗한 봄의 빛깔과 향기를 흠씬 들이켜고 들어와 거실에 앉아 있는 남편을 향해 혼잣말인양 중얼거린다." 왜 하필 오늘 같는 날 모임을 하나? 그것도 어중간하게 점심때 말야. 다른때는 저녁에 잘도 하더구만. 난 산에나 갔으면 딱 좋겠구만..."아내의 조금은 억지스런 투정을 남편은 듣고 있기나 하는건지 아무런 대꾸가 없으니 그 속을 도통 알길이 없다. 늦은 아침을 먹은 후에 남편과 둘이서만 가족모임엘 가기 위해 집을 나선다.아이들 어렸을때부터 가졌던 가족모임 이건만 아이들이 커가면서 부터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하나둘 빠지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급기야 아이들에게 가자는 말도 안하고 아이들 역시 가겠다..

그림일기 2009.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