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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의 불일폭포

◎ 갈등 금요일 오후, 우연군에게서 집에 내려오겠다는 전화가 왔다 고요하던 가슴에 파문이 인다 이 가을이 끝나기 전에 지리산에 가고 싶다.. 주말에 여고동창생들 졸업 30주년 기념행사가 있는데 느닷없는 우연군의 출현으로 마음이 급히 지리산으로 기울어 버린다 '어쩌나.. 각지에서 모여드는 친구들이 모두 학수고대한 날인데..' 남편에게 문자를 보내 우연이랑 지리산 가고 싶은데 차를 쓸 수 있냐고 물었다 언제나 단답형인 남편으로부터 '써' 라는 답문자가 왔다 하지만, 전주 사는 절친에게서 끈질긴 설득이 시작된다 '그래, 좀 더 생각해보자..' 밤새 이런저런 다양한 꿈들을 꾸었다 경험으로 비추어볼때 흉몽도 있고 길몽도 있었다 지리산이냐 동창모임이냐를 두고 갈등하는 두 마음을 그대로 꿈으로 보여준 모양이다 어느쪽..

산과들 2014.11.16

절정

'토요일, 종일 흐림 일요일, 전국이 맑음..' 주말 일기예보다 토요일에 가려고 계획했던 선운사(막판까지 경쟁이 치열했던 내장사는 거리,교통,시간적인 우세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상상을 뛰어넘는 인파가 겁이나 포기) 단풍출사를 일요일로 미루고 토요일엔 친정엄마한테 가서 김장때까지 먹을 김치를 담그고 대봉시와 단감을 몽땅 따와서 주변 지인들에게 선심을 썼다^^ 일요일 새벽.. 하늘엔 별이 총총하다 가슴이 시원해진다 은은하게 밝아오는 여명을 이고 집을 나선다 눈을 어디에 둘지 모를정도로 선운사 단풍은 절정이었다 비록 날씨가 변덕을 부리는 바람에 빛이 숨바꼭질을 하긴 했지만 그래도 좋았다 정말 좋았다

산과들 2014.11.09

영란

사람에게 있어 가장 큰 슬픔은 사랑하는 사람이 이세상을 떠나는 일이라고 해요 하늘이 무너진 것처럼 참담하고 고통스러운 실연의 아픔은 시간이 지나면서 과거가 되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이세상을 떠나고 없는 슬픔은 시간이 흐를스록 그리움이 더 커져가기 때문이겠지요 소설 은 아들과 남편을 잃고 커다란 슬픔에 빠진 여인이 우연히 가게된 목포라는 도시에서 스스로 상처를 치유하고 새 삶을 찾아가는 과정을 진솔하게 그려냅니다 개인적으로 공선옥 작가를 좋아해서 그녀의 소설은 믿고 읽는데 역시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 입가에 미소를 짓게됩니다 남도 출신 작가답게 찰지게 감기는 남도사투리를 만나는 즐거움과 유달산을 중심으로 대반동,서산동,유달동, 칠십칠계단 동네,러시아 산동네 같은 산동네 골목골목을 누비는 즐거움은 덤이고요 ..

여유롭게..

태풍따라 왔다가 미처 떠나지 못하고 여름을 당황스럽게 만든 선선한 바람은 아직은 성급하지만 조심스럽게 가을을 얘기해본다. 벌써, 여름이면 맥을 못추던 이내몸에도 기운이 생겨난다. 고르지 않은 일기를 개의치 않고 일단 길을 나서본다. 이것은 정녕 낙엽이더란 말이냐.. 걷기에 부담없는 기온이다. 불과 몇 달전에 봄이 실종됐다고 호들갑을 떨었는데 이젠 여름 실종신고를 내야할까보다. 이름도 예쁜 다리를 건너는데 계곡에 부는 바람이 정말 상쾌했다. 내변산 산행을 하면서 폭설이 내린 어느해 겨울 빼곤 아직까지 한 번도 직소폭포를 거치지 않은 적이 없건만 오늘은 갈림길에서 미련없이(?) 폭포를 버리고 월명암을 지나 남여치 통제소로 하산하리라 맘먹고 방향을 잡았다. 이틀 동안 많은 비가 내려서 지금쯤 폭포가 장관일거라..

산과들 2014.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