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구이야기
어버이날을 맞아 친정 부모님을 뵙고 왔다.마침 앞마당에 심어놓은 화초에 물을 주고 계시던 아버지께서 대문을 밀고 들어서는 딸을 반갑게 맞아주신다.부엌에서 저녁준비를 하고 계시던 엄마는 아버지의 큰 목소리로 딸을 반기는 소리를 들었던지 내가 미처 현관에 오르기도 전에 달려 나오신다.엎어지면 코닿을 거리에 있는 친정이건만 난 참 어지간히도 친정엘 안가는 참으로 까칠한 딸이다. 밥 다 되었으니 방에 앉아 조금만 기다리라는 엄마의 말을 뒤로하고 뒤꼍으로 나가본다.앞마당이 아닌 뒤꼍에 매어둔 두 마리 개는 제 주인과 한핏줄임을 어찌 알고 짖지도 않는다.텃밭에는 갖가지 채소가 심어져 있고 새로이 씨를 뿌리려고 밭고랑을 내놓기도 해서 어느 한 곳 빈 틈이 없다.담장옆에 일렬로 도열한 호두나무, 자두나무, 복숭아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