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그리고 영화 56

꽃밭의 독백

「꽃밭의 독백」 -사소단장(娑蘇斷章)- 서정주 노래가 낫기는 그중 나아도구름까지 갔다간 되돌아오고,네 발굽을 쳐 달려간 말은바닷가에 가 멎어버렸다.활로 잡은 산돼지, 매로 잡은 산새들에도이제는 벌써 입맛을 잃었다.꽃아, 아침마다 개벽하는 꽃아,네가 좋기는 제일 좋아도,물낯바닥에 얼굴이나 비취는헤엄도 모르는 아이와 같이나는 네 닫힌 문에 기대 섰을 뿐이다.문 열어라 꽃아. 문 열어라 꽃아.벼락과 해일만이 길일지라도문 열어라 꽃아. 문 열어라 꽃아. 미당 서정주 선생의 시 「꽃밭의 독백」에는 '사소 단장'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시의 말미에는 '사소는 신라 시조 박혁거세의 어머니, 처녀로 잉태하여 산으로 신선 수행을 간 일이 있는데, 이 글은 그의 집 꽃밭에서 한 독백' 이라는 해제가 실려 있다. 미당 선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