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이 얼마 남지 않았다.
수능날 도시락을 어떻게 싸줘야 내아이가 속 편안하게 오후 시험을 잘 볼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은
대한민국 고3 엄마라면 누구나 한 번쯤 해봤으리라!
'수능 도시락'으로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다양한 의견이 올라와 있다.
대다수의 의견은 아이가 부담스럽지 않게 '평소 먹던대로' 싸주되 양은 많지 않게 해야하고,
거친 잡곡밥은 피해야하고, 단백질과 비타민을 고루 섭취할 수 있어야하고, 후식으로 과일 몇 조각을 챙겨주는게 좋다고 한다.
다음으로 많은 의견 가운데 하나가 '죽' 도시락 이었는데,
그중에서도 어느 대학생의 경험담이 곁들여진 댓글이 나의 시선을 확 사로잡는다.
내용인즉, 고2때 까지만해도 뒤에서 2,3등 하다가 고3때부터 쑥쑥 치고 올라가더니 수능날 엄마가 싸주신 전복죽 도시락을 먹고
대박이 나서 모 대학에 수석합격했다는 얘기다.
물론, 그 학생이 고3때부터 맘잡고 열심히 하다보니 수능대박으로까지 이어진 결과겠지만 '수능도시락'을 걱정하는 내게
'엄마가 싸주신 전복죽 도시락을 먹고 대박이 났다'는 학생의 말에는 솔깃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하여, 사전 연습겸해서 주말 아침 식사로 전복죽을 끓여 우리집 남자들의 반응과 의견을 들어보기로 한다.
배고프다며 맨 먼저 밥상에 앉은 두연,
"맛은 있는데 금방 퍼져서 점심때는 밥될텐데 어떻게 도시락으로 싸요? 그냥 평소 먹던대로 싸는게 제일 좋대요."
놀토에도 학교에 가야하는 수험생 우연,
" 아프지도 않은데 죽을 왜 먹어요?" (흠...주인공이 죽은 환자들이나 먹는걸로 생각을 하고 있으니 좀 곤란한데...)
전날 과음한 남편,
" 나는 국물 있는 누룽지 먹고 싶은데...그리고 수능도시락은 평소 먹던대로 싸는거야."(결국 남편은 죽에 물부어 누룽지처럼 만들어 먹었다.)
아무래도, 수능 도시락은 다수의 의견을 따라 평소 먹던대로 김치와 표고버섯 볶음, 우연이가 좋아하는 장조림 반찬에
된장국을 싸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