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처럼

퇴근길에

연이♥ 2008. 7. 22. 20:31

 

 

 

 

태풍 '갈매기'가 지나가면서 펄럭인 날개짓으로 어제와 오늘, 바람이 제법 상쾌하다.

종일토록 사무실에서 에어컨은 커녕 선풍기 한 번 안 켜고 있었으니 여름날에 좀처럼 보기 드문 경우다.

 

퇴근길에  정처없이 흘러가는 구름을 바라보며 걷노라니 어느덧 마음이 구름을 따라간다.

아이들 방학도 끝나버려 집에 가야 반갑게 맞아주는 이도 없으니 저녁 먹고 노을이나 보러갈까,

아이들 학교 인근까지 숲길을 걸어 산책을 나설까 갈피를 못잡고 있는데 엊그제 내린 소나기에 가느다란 몸 지탱하지 못하고

황토위에 납작 엎드린 도라지꽃 무리가 일제히 고개를 치켜들고 애처로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네.

 

도라지꽃,

여름날의 작은 기쁨이다.

 

 

 

 

'들꽃처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베고니아  (0) 2008.08.06
연꽃 만나러 갔다가  (0) 2008.07.29
지리산 골짜기에서 만난 여름 꽃들  (0) 2008.07.18
으름꽃  (0) 2008.05.12
모악산 연달래  (0) 2008.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