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그리고 영화

지금쯤 남해는...

연이♥ 2011. 6. 3. 16:57

 

 

 

 

 당시 고니시는 순천 예교에 성을 쌓고 지키고 있었는데, 유정은 처음에 공격에 나섰다가 후퇴하고 다시 공격하였다.

이순신이 명나라 장수 진린과 함께 바다 어귀를 지키다가 쳐들어가자 고니시는 사천에 머물고 있던 시마쓰 요시히로에게

구원병을 요청했다. 이때 이순신이 시마쓰를 공격, 적선 2백여 척을 불태우고 수많은 왜적을 죽였으며, 도망치는 왜적을

노량까지 뒤쫓았다.

 

 화살이 빗발치는 속에서도 이순신은 직접 나서 싸우다가 날아오는 총알에 맞고 말았다. 총알은 가슴을 관통하고 등 뒤로

빠져나갔다. 주위 사람들이 그를 부축하여 장막 안으로 옮겨 놓자 그는, "지금 싸움이 급한 상태다. 내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리지 말라." 하고는 숨을 거두었다.

 

 담력이 강하고 도량이 넓었던 그의 조카(형의 아들) 이완은 이순신의 뜻대로 죽음을 알리지 않은 채 이순신의 이름으로

명령을 내리면서 싸움을 지휘했다. 그때 진린이 탄 배가 적에게 포위되었다. 이를 본 이완은 군사를 이끌고 나아가 그를

구해냈다. 왜적들이 달아난 후 진린은 사람을 보내 이순신에게 사례하였다. 그때 이순신이 죽었다는 소식을 접한 그는

의자에서 떨어져 땅바닥에 주저앉으며 통곡하였다.

"어른께서 나를 구해 준 것으로 알았는데 이 무슨일이란 말입니까?"

 

 이 모습을 본 모든 군사들이 엎드려 통곡하자 바다가 울릴 정도였다. 왜장 고니시는 우리 수군이 적을 쫓아 진영을

지나간 틈을 이용해 빠져나갔다. 한편 7월에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죽자 바다 주변에 진을 치고 있던 적들이 물러가기

시작했다.

 

 이순신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우리 군사와 명나라 군사들은 각 진영에서 통곡을 그치지 않았는데, 마치 자기 부모가

세상을 떠난 듯 슬퍼했다. 그의 영구 행렬이 지나는 곳에서는 모든 백성들이 길가에 나와 제사를 지내면서 울부짖었다.

"공께서 우리를 살려 주셨는데, 이제 우리를 버리고 어디로 가시나이까?"

 

 수많은 백성들이 영구를 붙들고 울어 길이 막히고 행렬은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할 지경이었다. 나라에서는 의정부 우의정을

추증했다. 그러자 형개가 나서 말했다.

"당연히 그를 기리는 사당을 지어 충혼을 달래 주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 제안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바닷가 백성들이 사당을 짓고 민충사라 이름 붙인 후 때마다 제사를 지냈으며,

장사치들과 어부들은 오가며 그곳에 들러 제사를 지냈다.

 

 

                                            ...유성룡 지음, 김흥식 옮김 <징비록> 중에서...

 

 

 

우리에게 너무나도 잘 알려진 조선시대의 지옥같은 7년 전쟁의 마지막 싸움인 노량해전 이야기다.

오랜 전쟁으로 인해 지칠대로 지친 백성들의 큰 별을 잃은 슬픔과 안타까움이 4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대로 전해지는 대목이다.

연휴를 맞아 남해로 여행이나 떠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다가 이순신 장군이 떠올랐다.

지금쯤 남해는 마늘 수확이 한창일거란 생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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