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일기

감자전

연이♥ 2010. 7. 7. 20:13

 

퇴근후 집으로 돌아와 현관문을 열었더니 입구에 감자 한 박스가 놓여있다.

저녁 약속이 있다던 남편이 비번 날이어서 시댁 다녀오는 길에 가져온걸 집안으로 들여만 놓고 나간 모양이다.

 

내가 결혼 했을 무렵에는 시부모님께서 젊으셔서 밭농사를 많이 지으셨다.

시댁은 지평선이 보일 정도로 드넓은 평야지대인 김제였지만 논농사보다는 감자나 고구마,고추 등의 밭농사가 대부분이었다.

지금은 홀로 계신 시어머니께서 연로하셔서 직접 농사를 짓지는 못하고 요즘 한창 감자 수확철이다보니 동네 사람들이 조금씩

가져다준걸 모았다가 아들에게 모두 보내신 듯 하다.

 

어제 퇴근길에도 우연이가 좋아하는 조림용 자잘한 감자 한 봉지와 주먹만한 감자 2천원어치를 사온터라

아침에 감자조림과 감자볶음을 해먹었는데 한 박스나 되는 감자가 또 생겼으니 썩기전에 모두 먹으려면 당분간은

매일매일 감자가 상에 오르게 생겼다.

 

오늘은 나홀로 먹는 저녁이어서 대충 있는 반찬 꺼내놓고 된장에 풋고추 찍어 먹으면 되지만 냉장고 야채칸에 들어 있는

호박이랑 풋고추,양파를 썰어 넣고 감자전을 부쳐먹었다.  감자 두 개를 강판에 갈아 부쳤더니 적당한 크기의 감자전이 두 장 나온다.

대충 때울뻔했던 나홀로 저녁식사를 시어머님께서 보내주신 감자 덕분에 푸짐하게 먹었다.

 

내일 아침엔 감자와 호박,표고버섯,두부,청양고추를 넣고 된장찌개를 끓이고,

내일 저녁엔 감자를 두툼하게 썰어 넣고서 갈치조림을 해야겠다.

주말이면 우연군 좋아하는 닭볶음탕도 감자 몽땅 넣고 해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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