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들

지리산의 봄

연이♥ 2010. 4. 30. 14:07

 

 ★ 지리산 뱀사골 탐방로 걷기

  ㅇ 2010년 4월 25일(일)

  ㅇ 반선 ~ 와운마을 천년송 ~제승대(왕복 13km) 

  ㅇ 4시간 소요(점심식사와 휴식 포함) 

 

 

 

 

 

 

 

 

 

 

 

 

 

두 수험생 아들녀석과 함께 봄 지리산에 다녀왔다.

내가 지금의 연이 형제 나이였을때도 계절이 바뀔때마다 마음이 지리산으로 달려가는 바람에 그 마음 잡아두기가 쉽지 않았었다.

젊은날의 내가 받았던 지리산의 정기를 연이형제가 물려받았음인가?
공부하느라 휴일도 없는 녀석들이 4월이 되면서부터 계속 지리산 타령을 해대는 것이다.

무언가가 몹시도 그립다는 것은(더욱이 자연의 품이 그리운건) 지금 많이 힘들다는 또 다른 표현이리라.

 

올봄은 유난히도 더디게 찾아오는데다 지리산의 봄은 그보다 더 느리다.

산아래는 이제서야 벚꽃이 피고 진달래가 피었다.

느리게 찾아온 지리산의 봄은 투명한 햇살과 파란 하늘이 어우러져 눈이부시다.

지난 겨울부터 자주 내린 비는 뱀사골 계곡을 더욱 깊고 풍부하게 만들어 여름날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

 

버스에서 내려서니 지리산 계곡의 우렁찬 물소리가 주변의 모든 소음을 삼키고 있었다.

우연군은 오랜만에 지리산 공기를 마시니 너무 좋다면서 토끼처럼 깡총거리며 계곡 탐방로를 따라 뛰어가더니 금세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

계곡길이긴 해도 산이 깊어지면서 전화도 안터지고 한참을 앞서간 우연군을 따라잡지 못하는 바람에 돌아오는 버스를 놓쳐 집에 오기까지

고생좀 했다.

 

모처럼 뱀사골 탐방로를 여유롭게 걸으면서 그간 공부하느라 힘들었을 심신에 지리산의 맑은 정기를 듬뿍 담아오려 했는데 우연군 따라가느라

두연군과 난 유격훈련을 받고 온 셈이 되고 말았다.  

 

아무쪼록, 두 녀석의 몸과 마음에 지리산의 맑고 웅혼한 기운이 쏙쏙 스며들어 올 한 해 건강하게 잘 견딜 수 있기를 바랄뿐이다.

 

 

'산과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봉화산 철쭉을 보겠다고...  (0) 2010.05.16
오월  (0) 2010.05.05
봄, 벚꽃놀이  (0) 2010.04.18
노란 봄이야기  (0) 2010.03.29
백제의 숨결, 익산 둘레길  (0) 2010.0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