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들

봉화산 철쭉을 보겠다고...

연이♥ 2010. 5. 16. 21:51

 

 

봄산에 진달래 지고나면 나무들은 그제서야 잎을 틔우느라 분주해지고,

그 잎들이 애기 손바닥만하게 자라서 온산이 연초록으로 물들 즈음에서야 산철쭉이 피어난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다닐때 지리산 바래봉 철쭉을 만나겠다고 가족 여행을 한 적이 있다.

남원 운봉에서 하룻밤을 자고 아침 일찍 산행을 나섰는데 이른 아침부터 주차장은 이미 만원이었다.

등산로 초입부터 어른 키를 훌쩍 넘기는 철쭉이 터널을 이루고 있어 한 줄 서기를 하고서 산행을 하다보니

그때만해도 산에 들면 다람쥐처럼 재게 움직이던 시절이라 답답하기가 그지 없었다.

더욱이 바래봉 정상까지는 그늘이 없는 능선을 따라 한참을 가야 하다보니 꽃보다 더 많은

사람들 틈에 끼여 산행을 한다는 것이 내겐 여간 고역이 아니어서 결국 중간에서 하산을 하고 말았다. 

 

그때 이후로는 철쭉 산행은 아예 생각을 안하고 지냈는데 몇 해전에 내고향 장수에도 철쭉으로 유명한 산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다른 철쭉 명소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산이어서 비교적 찾는 사람이 적다는 얘기를 듣고 언제 한 번 철쭉 산행을 나서보리라 벼르고서도

매년 이런저런 일들로 인해 꽃이 피는 시기를 놓치기 일쑤였는데 오늘, 드디어 봉화산 철쭉 산행을 다녀왔다.

 

 

 

 

 

봉화산 철쭉...

한동안 가물었음인가?

내고향의 흙은 황토가 아닌 검은 흙인데 비가 내릴때면 유독 질척거리는 이 흙은 반대로 가물때는 먼지가 장난 아니게 일어난다.

다행이 산행을 나선 시각이 오후여서 많은 인파는 피할 수 있었지만 두툼하게 쌓인 흙먼지가 너무도 날리는 바람에 진한 향기를 풍기며

일제히 피어난 분홍의 철쭉에게 예쁘다는 인사도 제대로 건네지 못한채 이번에도 서둘러 산을 내려왔다.

 

그래도 이렇게 사진으로 그 모습 담아와서 바라보니 산에서 만났던 것보다 더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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