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그리고 영화

화인열전

연이♥ 2010. 3. 14. 17:22

 

 

겸재 정선 <금강전도> 종이에 담채, 130.6×94.0㎝, 1734년(59세), 호암미술관 소장

이 기념비적 대작은 진경산수화풍의 완성을 의미한다. 겸재가 이 작품을 그린 곳이 금강산이 아니라 청하 고을이었고,

금강산에 다녀온 지 20년이 지난 시점이었다는 사실은 그가 가슴속에 담아온 금강산을 화면상에 이렇게 맘껏 재구성할 수 있었음을 말해준다.

그런 의미에서 <금강전도>를 비롯한 겸재의 진경산수는 실경의 사생화(寫生畵)가 아니라 실경을 회화적으로 재구성한 이형사신(以形寫神)의

미학이라고 할 수 있다.

   

 

 

 

공재 윤두서 <나물캐기> 삼베에 수묵, 30.2×25.0㎝, 『해남윤씨가전고화첩』, 해남종가 소장.

조선시대 회화사에서 처음으로 등장하는 속화다운 속화이다. 언제 서민의 모습이 이렇게 회화상의 주제로 당당히 그려진 일이 있었던가.

다만 먼 산의 표현이 그림의 현실감을 감소시킨다. 차라리 이를 표현하지 않았다면 더욱 속화의 박진감이 살아났을 것이다. 

 

 

 

 

관아재 조영석 <조영복 초상> 비단에 채색, 154.0×80.0㎝, 1725년(40세), 경기도립박물관 소장.

유배중인 형님을 찾아가 그린 초상화. 도화서 화원들의 초상화와 달리 선비화가의 초상화답게 화면 전체에 담담한 격조가 살아 있다.

무릎 위에 공손히 얹은 두 손을 표현한 것은 그만큼 공식적인 격식에서 자유로웠음을 말해준다.

 

 

 

연담 김명국 <달마도> 종이에 수묵, 83.0×57.0㎝,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거침없는 붓길로 달마대사의 모습을 호쾌하게 표현하였다.

풍모는 이국적이지만 왠지 화가의 호방한 성격이 반영된 자화상적 이미지로 느껴진다.

 

                                   

                                      ...유홍준 <화인열전 1> '내 비록 환쟁이라 불릴지라도' 중에서...

 

 

 

  

     

 

능호관 이인상 <송하독좌도> 종이에 수묵, 80.0×40.0㎝, 1754년(45세), 평양 조선미술박물관 소장. 

은거 생활에 들어간 능호관은 항시 이 그림과 같은 자세로 초연히 살기를 원했다.

낙락장송의 나뭇가지에서 수직으로 내리뻗은 넝쿨의 표현으로 그림에는 화가의 가슴속에 어린 처연한 심회가 드러나는 듯하다.

  

 

 

현재 심사정 <딱따구리> 비단에 채색, 25.0×18.0㎝, 개인 소장.

심사정의 능숙한 필치와 완벽한 구도, 뛰어난 설채를 가장 잘 보여주는 한국미술사의 기념비적 명작이다.

그림 전체에 감도는 맑은 서정의 뒤쪽에서 어딘지 고독의 그늘이 느껴져 그림에는 조용한 명상적 분위기가 일어나고 있다.

 

 

 

호생관 최북 <공산무인도> 종이에 담채, 33.5×38.5㎝, 풍서헌 소장.

호생관의 그림 중 최고 명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호생관의 거침없는 성격이 작품상에 긍정적으로 나타날 때는 이처럼 모든 규약으로부터 일탈한 선화<禪畵)의 경지에로 나아가곤 했다.

반행(半行)의 흘림체로 쓴 화제(畵題) 또한 그림 못지 않은 울림을 갖고 있는데 그 내용은 "빈 산엔 사람이 없으나, 물이 흐르고 꽃이 피네" 이다.

그러나 호생관의 이런 명작은 아주 드물다는 데 이 기인의 불행이 있다.

 

 

 

단원 김홍도 <자화상> 종이에 담채, 27.5×43.0㎝, 평양 조선미술박물관 소장.

단원의 이 인물도는 한눈에 자화상이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그의 풍모가 여실하다.

탁자에 놓인 기물의 정갈한 모습과 한가운데 매달린 등잔이 너무도 운치 있다.

 

 

                              ...  유홍준 <화인열전 2> '고독의 나날속에도 붓을 놓지않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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