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들

청학동 삼성궁

연이♥ 2008. 7. 18. 21:08

 

지리산 청학동 가는 길...

하동을 지나서 지리산 골짜기 하나를 따라 한참을 들어가다 보면

어느 순간 열린 차창을 통해 불어오는 바람의 온도가 달라져 있음을 느끼게 되고

그제야 비로소 지리산 자락에 들었음을 실감하는 가운데 여름날의 피서의 꿈은 현실이 된다.

 

지리산 청학동 도인촌이 세간에 알려지고 유명해 지면서 우후죽순처럼 들어선 서당들은 빠르게 상업화의 물결을 탄다.

여름방학 시작과 동시에 전국에서 '청학동 예절캠프'에 참가하는 어린이들을  태운 관광버스가 한적했던 오지마을을 쉴새 없이 

찾아들어 교통혼잡이 벌어지지만 아직은 때이른 피서길이다보니 청학동 가는 길엔 오가는 차량을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배달성전 삼성궁은 고려 중기 이후 사대주의와 일본의 침탈에 의해 900년간 명맥이 끊긴

민족 고대의 역사와 정통 사상인 선도문화를 회복하기 위해 한풀선사가 조성한 민족성전이다.

 

삼성궁은 동방제일의 명지인 청학동에 우리민족의 국조인 한배임(桓因), 한배웅(桓雄), 한배검(檀君)을 모시고

소도의 성역을 세워 하늘에 제천하며, 고조선 천지화랑(天指花郞)의 신선도를 수행하는 민족고유의 수도 도량이며,

홍익인간,이화세계의 민족정신을 널리 펼쳐 인류 공영에 기여하고자 하는 민족의 성전이다.

 

                                                        .. '삼성궁' 입장권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옮김..

 

 

 

 

 

 

 

 

 

 

 

청학동 삼성궁엘 가려면 먼저 '마고성'이라는 편액이 놓인 성문을 통과하는데

성문의 모양이며 돌에 새겨진 얼굴 조각, 성문 천장 벽화 등 눈에 띄는 모든 것들이 기이하게 여겨진다.

성 안으로 들어간 뒤에는 10분정도 숲길을 걸으며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 

 

뭐든 시시껄렁하게 여기는 두연이와 남편이 선두가 되고

사진을 찍느라 자꾸만 뒤로 쳐지는 나와 호기심 많은 우연이가 후미가 되어

마고성에 입성하기 전부터 우리 가족은 이미 이산가족이 되었다.

 

 

 

 

하늘을 모두 가릴 만큼 울창한 숲길을 구불구불 걸어 가다보면 또 다시 돌로 쌓은 성벽에 난 작은 문이 나오고

그곳에는 징을 세 번 치면 안내자가 나오니 기다리라는 안내문이 있다.  징을 세 번 쳐도 사람이 나오지 않으면 3분 후에

다시 세게 치라고 했지만 징돌이 우연이가 징을 친 후 성질급한 연이 모자는 채 10초도 기다리지 못하고 슬그머니 문을 밀어 본다.

 

다행이 문이 잠겨있지는 않다.

과연 저 안에 어떤 풍경이 펼쳐져 있을지 잔뜩 기대를 안고 컴컴한 동굴같은 출입구를 살금살금 걸어가본다.

 

 

 

 

출입구를 빠져나오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그림같은 풍경이다.

 

 

 

 

그 다음엔 벽에 걸린 그림속의 삼족오가 '삼성궁'의 위엄을 말해주 듯 당당하게 앞을 응시하고 있다.

 

 

 

 

배달성전 삼성궁은 '별천지' 그 자체였다.

언뜻 보면 마이산 탑사를 연상시키기도 하는데 탁 트인 그곳에 서서 주변을 둘러보니

삼신봉을 등에 업고 지리산 깊은 골짜기를 굽어보는 형상은 동방제일의 명지라는 말에 수긍이 간다.

 

 

 

 

 

 

 

 

 

맨 오른쪽 영정의 주인공은 어려서부터 개천절에 단군사당에서 많이 보았던 바로 그 분, 단군할아버지시다.

 

 

 

 

호기심 많은 우연씨는 환인,환웅,단군 세 분의 영정 앞에 향을 사른 후에

본래는 333배를 해야 소원이 이루어 진다는 절을 제멋대로 몇 번 하는가 하면,

전망 좋은 곳에 있는 평상에 앉아 명상을 하기도 한다.

 

삼성궁을 먼저 나온 선두 그룹으로부터 빨리 나오라는 독촉 전화를 세 번 씩이나 받고서도 우연이와 난

입구에 있는 미술관이며 기념품 가게까지 모두 기웃거린 다음 차 안에서 졸고 있던 선두 그룹과 다시 만났다.

 

청학동에서의 하룻밤을 보낼 숙소는 예전에도 두어 번 묵은적 있는 계곡 바로 옆에 황토로 지은 집으로 정했다.

차 트렁크에서 꺼내어 풀어놓은 짐을 대충 정리 하는 동안 나의 세 남자들은 어느새 계곡물에 풍덩 뛰어들어 청학동 계곡을 독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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