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그리고 영화

시대별 나의 애송시

연이♥ 2016. 1. 6. 16:08

 

 <신라 향가>

 

祭亡妹歌

 

                      -월명사-

 

生死路隱 (삶과 죽음의 길은)

此矣有阿米次肹伊遣 (이에 있음에 두려워하여)

吾隱去內如辭叱都 (나는 간다는 말도)

毛如云遣去內尼叱古 (못 다 이르고 갔는가))

於內秋察早隱風未 (어느 가을철 일찍이 부는 바람에)

此矣彼矣浮良落尸葉如(여기 저기에 지는 나뭇잎처럼)

一等隱枝良出古 (같은 가지에 나고서도)

去奴隱處毛冬乎丁(가는 곳을 모르겠구나)

阿也 彌陁刹良逢乎吾(아아, 극락세계에서 만나볼 나이니)

道修良待是古如(불도를 닦으며 기다리련다) 

 

제망매가는 10구체 향가(사뇌가)로

일연이 지은 삼국유사에 실려있습니다

월명사 스님이 먼저 죽은 누이동생을 위해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제를 올리면서 부른 노래라고 합니다

 

 

 

 

 

 

< 우리말 고려가요>

 

 

井邑詞

  

 

달아 높이 높이 돋으시어

어기야차 멀리멀리 비치게 하시라

어기야차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

시장에 가 계신가요

어기야차 진 곳을 디딜세라

어기야차 어강됴리

어느 것에다 놓고 계시는가

어기야차 나의 가는 곳에 저물세라

어기야차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

(박병채 역)

 

유일하게 현재까지 전해오는 백제노래 정읍사는 

 <악학궤범>에 우리말로 실려 전하고 있습니다

행상을 떠난 남편이 밤길에 해를 입지나 않을까하는 염려와

 무사를 기원하는 아내의 마음이 담긴 노래입니다

 

 

 

 

 <조선시대 시조>

 

황진이 무덤가에서 시를 읊어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조선의 풍류남아 백호 임제가 당시 명기 한우를 찾아가 술이 몇 순배 돌자 한우에게 넌지시 시조 한 수를 읊어 마음을 떠봅니다

 

북천이 맑다커늘 우장없이 길을 나니산에는 눈 오고 들에는 찬비 온다오늘은 찬비 맞았으니 얼어잘까 하노라

 

이 시에서 말하는 찬비는 곧 한우寒雨를 뜻하죠

얼어잔다는 말은 남녀가 한데 어울어지다는

중의적 의미이고요

오늘날 우리말의 어른이 바로

어울어진 사람이라는 뜻의

얼운에서 생겨납니다

 

 

 

 

호방한 임제 뺨치게 매력이 넘치는 한우의 쿨한 화답시는 술을 마시지 않고도 취하게 합니다 어이 얼어 자리 무슨일로 얼어 자리원앙침 비취금을 어디두고 얼어 자리오늘은 찬비 맞았으니 녹아 잘까 하노라

 

백호의 뜻을 다 알면서도 모른척 생까면서

오늘은 추운데 얼어잘게 아니라

이 한우 품에서 녹아 주무시거라..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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