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그리고 영화

영란

연이♥ 2014. 10. 11. 20:56

 사람에게 있어 가장 큰 슬픔은 사랑하는 사람이 이세상을 떠나는 일이라고 해요

하늘이 무너진 것처럼 참담하고 고통스러운 실연의 아픔은 시간이 지나면서 과거가 되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이세상을 떠나고 없는 슬픔은 시간이 흐를스록 그리움이 더 커져가기 때문이겠지요

 

 소설 <영란>은 아들과 남편을 잃고 커다란 슬픔에 빠진 여인이 우연히 가게된 목포라는 도시에서

스스로 상처를 치유하고 새 삶을 찾아가는 과정을 진솔하게 그려냅니다

개인적으로 공선옥 작가를 좋아해서 그녀의 소설은 믿고 읽는데 <영란> 역시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 입가에 미소를 짓게됩니다

남도 출신 작가답게 찰지게 감기는 남도사투리를 만나는 즐거움과 유달산을 중심으로 대반동,서산동,유달동, 칠십칠계단 동네,러시아 산동네 같은 산동네 골목골목을 누비는 즐거움은 덤이고요

 

 

 

 

 

 

몇 해전 우연군 수능치르고 불안한 마음을 달랠길없는 모자는 그해 겨울들어 가장 춥다는 날에 기차를 타고 목포에 간적이 있습니다

목포역에서 내려 무작정 유달산을 오르다가 눈보라가 너무 심해 잠시 눈을 피해 식당에 들어가 낚지볶음에 동동주 한 잔을 마시고서야

불안으로부터 무장해제 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날 처음 보았던 목포시가지가 참 정겹다 느꼈지요..

 

 

★ 책속에서

 

☆ 단 5개월이 5년 같았다.아름다운 사랑은 있어도 아름다운 이별은 없는 법

그러면 재회는 어떤가

그대, 오늘도 아름다운 재회를 꿈꾸고 있는가?

그렇다면 그대는 아직 인생을 모른다고 나는 말해 주고 싶구나!

 

책 속에 등장하는 사랑스러운 순수청년 완규씨의 <재회>라는 시를 읽는데 큰소리로 웃었답니다

 

 

 

☆ 잠에서 깨어나 다시 씁니다. 중간 정차 역인 하노버 역이네요. 내 옆에 있던 연인들 중 청년 혼자만 남아 있네요.

청년의 눈가에 눈물 자국이 선명합니다. 아, 그러면 오늘 저들의 기차 여행은 생일 축하 이벤트가 아닌 이별 여행이었던 걸까요.

조촘한 이별식 뒤 떠나는 사람은 중간에 내리고 남은 사람은 종착역까지 가는 동안 사랑의 기쁨을 추억하고 이별의 아픔을 애도

하면서 다가올 사랑을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는 당신을 생각합니다. 암만 생각해도 아름다운 당신, 이제 나는 너무나

뒤늦은 당신과의 이별식을 혼자서 치릅니다. 술 한 잔도 없이, 꽃 한 송이 없이, 당신에게 마음에서 우러나는 따스한 인사를 보냅니다.

안녕. 유나 아빠, 그리고 이정섭. 당신에게 다가온 사랑을 축복하지 못했던 어린 나에게도 이별의 인사를 고합니다..

아내를 두고 다른 여자를 사랑했던 정섭은 그때문에 아내와 아이로부터 버림을 받고 얼마후 다른 여자와도 이별을 합니다

정섭은 다른여자와 이별을 할때 예의를 갖춘 이별식을 하지 못했음을 못내 미안해 합니다

독일에 살고 있는 정섭의 아내로부터 어느날 이메일 한 통을 받는데 그의 아내는 남편에게 예의를 갖춘 이별 편지를 쓰고

자신에게 다가온 사랑을 축하해 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남녀간에 이별을 할때도 사랑할때 만큼이나 배려와 이해가 필요하지만 예의를 갖추면서 이별하기란 사실, 쉽지 않지요..

하지만 아내의 예의를 갖춘 이별편지 덕분에 정섭은 아마도 진심으로 아내에게 다가온 사랑을 축하해 주었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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