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구들이 모두 지독한 감기몸살에 걸리는 바람에 병간호 하느라 며칠째 밤잠을 설쳤다.
오늘은 맘껏 늦잠을 자려는데 내가 출근을 하지 않는 날인걸 눈치 구 단 장금이가 모를리 없다.
나가자고 졸라대는 녀석을 데리고 밖으로 나오니 도서관옆 넓디넓은 황토밭에서는 고구마 수확이 한창이다.
흙도 붉고 고구마도 붉어서 어느게 고구마인지 흙인지 잘 분간이 안될 정도다.
- 고구마 캐시는 모습 사진좀 찍을게요
- 6시 내고향에서 나왔대요?
- 이동네에서 나왔어요~ ㅋ
'황토고구마가 변비에는 최고야 최고~'
라며 아주머니 한 분이 선창을 하시자
다른 분들도 일제히 깔깔대며 '암, 변비에는 최고지~' 하신다.
아직 이슬이 마르지 않은 논두렁길을 걸었더니 운동화가 흠뻑 젖었다.ㅋ
집에 돌아와 날씨 시원해지면 하려고 미루었던 깨를 몽땅 볶아놓고 아침을 짓는데
밖에서 콤바인 소리가 요란하다.
우리동네는 지금 막바지 추수가 한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