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들

내변산 직소폭포

연이♥ 2012. 12. 9. 19:54

 

첫눈이 추위와 함께 화끈하게 내리더니만 며칠째 계속 눈이 내린다.

어떤날은 함박눈이 내리면서 천둥이 치고,

또 어떤날은 눈이 내리다가 비를 내리기도 하고,

어제는 종일 함박눈과 햇님이 사이좋게 숨바꼭질을 하더니 끝내는 밤새 내린눈이 하얗게 쌓였다.

새벽에 일어나 창을 열고 차가운 공기를 들이마시는데 문득 예고도 없이 그리움 하나 불쑥 튀어나온다.

그래서 또 나그네는 예정에 없는 길을 떠난다.

 

 

 

 

 

내변산 직소폭포 가는길..

오랜 벗과 함께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듯..

서두르지 않고 폭포를 향해 평온하게 흘러가는 물소리가 참으로 맑아서 기분좋아지는 길..

 

 

 

 

직소폭포에 들다/ 천양희

 

 

폭포소리가 산을 깨운다.

산꿩이 놀라 뛰어오르고

솔방울이 툭 떨어진다

다람쥐가 꼬리를 쳐드는데

오솔길이 몰래 환해진다

와! 귀에 익은 명창의 판소리 완창이로구나

관음산 정상이 바로 눈 앞인데

이곳이 정상이란 생각이 든다

피안이 이렇게 가깝다

백색 정토 나는 늘 꿈꾸어 왔다

무소유로 날아간 무소새들

직소폭의 하얀 물방울들 환한수궁을

폭포소리가 계곡을 일으킨다

천둥소리 같은 우뢰같은 

기립박수 소리같은

바위들이 몰래 흔들한다

하늘이 바로 문 앞인데

이곳이 무한 천공이란 생각이 든다

여기 와서 보니

피안이 이렇게 좋다

나는 다시 배운다

절창의 한 대목 그의 완창을

 

 

 

 

 

 

"신비함과 큰 부끄러움의 물기둥이 쏟아져 내렸어.

언젠가 내게 물었지. 좋은 시? 좋은 시? 그때 내가 이 폭포를 알았더라면

근사한 답을 해줄 수 있었을텐데... 폭포에서 한나절을 보냈지.

언젠가 네게 꼭 이 폭포를 보여주고 싶어."

 

 

- <곽재구의 포구기행> 중에서-

 

 

 

 

 

폭포 앞에서 보온병에 담아간 뜨거운 물로 커피 한 잔을 타서 마신다.

내 그리운 그곳에서 추위도 잊은채 한참을 그렇게 앉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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