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부터

공주기행

연이♥ 2010. 5. 24. 13:12

3일간의 황금연휴,

무계획이 계획인양 덤덤하게 맞이하려 하는데 연휴 전날밤 우연군의 갑작스런 답사요청으로  인하여

그리 멀지 않은 곳임에도 오래전부터 가야지가야지 하면서도 아직 못가본 공주답사를 계획하기에 이른다.

 

* 교통편 : 익산-논산 기차로 30분,

              논산역에서 터미널까지 도보로 15분(넉넉잡아),

              논산-공주 직행버스로 40분,

              공주터미널에서부터는 무조건 걷기

 

* 답사예정지 : 국립공주박물관, 무령왕릉(송산리고분), 공산성

 

 

 

오늘의 공주답사처로 꼽은 장소는 모두 터미널을 기점으로 볼때 서쪽방향 금강 건너편에 있었다.

터미널 약국에 들어가 무령왕릉까지의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물었더니 택시요금 4천원 정도의 거리라고 한다.

약국을 나와서 생각해보니 어느방향으로 가야하는지를 묻지 않아서 바로옆 편의점에 들어가서 물었더니 서쪽 방향을 가리키면서

걸어가기엔 먼 거리라며 25번 버스를 타고가라고 친절하게 안내를 해준다.

 

붓다 생신을 맞아 거리엔 오색 연등이 걸리고,

금강 둔치에서는 연휴 동안 예정된 갖가지 행사 준비를 하느라 분주한 모습들이다.

금강변을 따라 걷는 길에는 푹신한 테크를 설치해 무더운 날씨였지만 강 너머로 보이는 공산성을 바라보며 걷는 발걸음이 경쾌하다.

강둑에는 보랏빛 꽃창포가 군데군데 피어있고 코스모스를 닮은 노란 금계국이 우후죽순처럼 피어날 채비를 갖추고 있다.

 

 

 

★ 국립공주박물관

 

금강교를 건너면 바로 공산성 서문인 금서루錦西樓 방향에 이른다.

이곳에 관광안내소와 공산성 매표소가 있어 ⓐ 공산성에 먼저 갔다가 점심을 먹을지  ⓑ 아니면 점심을 먹고 무령왕릉과 박물관에 다녀온후에

공산성에 입성을 할건지 잠시 고민하다가 아직 배가 고프지 않다는 우연군 의견을 받아들여 ⓒ 박물관과 무령왕릉을 다녀와서 점심을 먹고 공산성에

오르기로 하고 거리상으로 가장 먼 공주박물관으로 향했다.

 

 

박물관 가는길에 가로수로 심어 놓은 소나무 아래로 패랭이꽃이 지천에 피어있다.

 

 

걷다보니 배도 고프고 날씨는 무덥고 박물관은 아직 저기에 있고 답사는 시작도 못했는데 파김치마냥 몸이 축축 늘어진다.

그래도 박물관 돌담아래 핀 풀꽃이며 민들레 홀씨가 어우러진 예쁜 그림을 보니 금세 또 힘이 난다.

 

국립공주박물관은 1층에 무령왕릉 전시실이 있고 2층에는 충청남도의 고대문화실이 있다.  

무령왕릉실에는 1971년 송산리 6호분 배수로 공사중 우연히 발견된 무령왕릉 내부에서 수습한 무수한 유물가운데 일부가 전시되어 있고,

충청남도의 고대문화실에는 구석기시대부터 통일신라에 이르기까지 충청남도의 역사와 문화를 보여주는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사진은 1층 무령왕릉 전시실에 전시된 유물만 몇 장 찍었다.  2층 고대전시실 유물은 국사 과목을 선택한 재수생 우연군에게 도움이

될 듯 싶어 우연군 폰으로 찍으라 했다.(스마트폰이어서 화질이 웬만한 디카보다 낫다.)

 

 

                                                      

                                                      ● 무령왕릉 묘지석(국보163호)

                                                          묘지석의 발견으로 삼국시대를 통틀어 유일하게 무덤의 주인공이 확인된 중요한 유물이다.

                                                          묘지석에는 왕은 523년 5월 7일에 돌아가셨고 3년째 되는 525년 8월 12일에 왕릉에 안장하였다고 씌어 있다.

  

 

● 진묘수(국보제162호)                                                                               ● 목관 고리장식

   무덤을 지키는 상상의 동물로 무령왕릉 연도 입구에 세워져 있었다.                      왕과 왕비의 관은 금송으로 만들었으며 파손된 관의 일부와 복원된 목관이 함께

                                                                                                                   전시되어 있다.

 

● 금동 신발                                                                                              ● 관장식(왕) 국보제154호

                                                                                                                   이 관장식은 관의 측면에 꽂아 사용했다.

 

  

● 왕비 나무머리받침(국보제164호)                                                               ● 받침있는 은잔

   시신의 머리를 올려 놓기 위한 베게이다.                                                          비록 국보로 지정이 되지는 않았지만 금동대향로에 버금가는 아름다움을 지닌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 무령왕릉(송산리 고분군 모형)

 

박물관을 나오니 점심때를 훌쩍 넘긴지라 몹시도(강조) 배가 고프다.

박물관 매점에서 핫쵸코 하나를 사서 먹었더니 그나마 급한 허기는 면할 수 있어 무령왕릉으로 느린 걸음을 옮겨본다.

배고픔이 뇌까지 점령한 탓에 나의 뇌기능이 정상가동이 되질 않는 바람에 전시관 관람 마치고 돌아볼 예정이던 야외전시장을 깜빡하고

그냥 지나쳐 버렸다.

 

 

 

현재 무령왕릉은 입구를 폐쇄한 상태여서 직접 왕릉의 내부를 볼수는 없고 송산리고분 모형 전시관에 실물크기로 재현한 모형이 있어 아쉬운대로 관람을 할 수 있다. 

 

 

 

 

무령왕릉은 벽돌무덤으로 벽돌은 대부분 연꽃무늬가 있는 것을 사용하였고, 동.서.북 3벽에 감(龕)을 만들어 5개의 등잔을 올려놓았다.

왕과 왕비 두 분을 합장(合葬)한 이 무덤은 왕 서쪽에 왕비의 시신을 모셨는데 머리를 남쪽으로 두고 있었다.

무령왕릉에서는 무려 108종 2,906점에 달하는 유물이 출토되었으며 이 가운데 국보로 지정된 유물만해도 12종 17점에 이른다.

 

송산리고분군 전시실에는 고분 모형과 함께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유물도 전시되어 있다.

 

  

 

전시관을 나와 드디어 공산성 입구에 즐비한 식당가를 찾아가는길,

배고픈 중생의 눈에도 참하게 피어있는 수련은 어여쁘기만해 잠시 걸음을 멈추고 허리를 굽혀 그네들과 눈을 맞춘다.

 

 

★ 공산성

 

공산성 입구에 즐비한 식당 대부분은 무더워진 날씨에 맞춰 냉면을 개시한 상태였다.

연휴 첫날이다보니 이미 때를 훌쩍 넘겨 오후 세 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식당마다 관광객들로 초만원이다.

그가운데 콩국수를 개시한 집이 있어 우연군과 합의하에 콩국수를 먹기로 하고 들어갔다.

식당에 들어서자마자 20분 정도 기다려야 한다는 종업원의 말에 기다리는 동안 먹을 요량으로 만두를 하나 시켰다.

기다리는 동안 먹을 요량이었지만 만두도 주문이 밀렸음인지 콩국수와 거의 비슷하게 나왔다.

 

시장이 반찬이라는 말에는 나 또한 충분히 공감하는 바이지만 전라도사람 입맛 까다로운건 알아줘야 한다.

- 만두에서 부추향이 나는건 좋은데 부추 때문에 만두소가 질겨서 맛있다고는 못하겠다 우연아 그치?

- 손만두라고 하길래 맛에는 자신있나보다 싶어 시켰는데 만두피가 왜이리 두껍냐?

- 콩국수에서 비린맛이 나네. 박물관에 있을때부터 콩국수 생각에 행복했었는데 이리 뒤통수를 치는구나.

식탐 많은 엄마의 푸념을 듣는지마는지 우연군은 그저 희고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젓가락질만 열심히 하고 있다.

 

 

공산성은 백제의 대표적인 고대 성곽으로 문주왕 원년(475년) 한강 유역에서 웅진으로 천도하여 성왕 16년(538년) 부여(사비)로 옮길 때까지

5대 64년간 왕도를 지켰으며 조선시대 선조,인조 때에 대부분 현재와 같은 석성으로 개축되었다. (공주시 관광안내 카달로그)

 

 

 

 

성의 동북쪽으로 금강이 유유히 흘러간다.

성의 동남방향으로 흘러가야 맞겠지만 금강은 우리나라 강 가운데 유일하게 역류하는 강이다.

 

공산성은 그 둘레가 2.6km에 이르는 규모에다 성내에 찬찬히 살펴보아야할 유적과 건물들이 많은 곳이어서 더위와 배고픔에 지쳐 늘어진

몸상태로는 제대로된 답사를 할 수 없을 것 같아 다음을 기약하고 공북루(拱北樓)에서 발걸음을 돌려 오늘의 답사여행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