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부터

무왕 길을 찾아 떠나는 여행

연이♥ 2010. 4. 27. 00:19

 

무왕 길을 찾아 떠나는 여행 

 

 ㅇ  때  : 2010년 4월 24일(토) 오전 9시 ~ 오후 5시

 ㅇ  곳  : 왕궁리유적 -> 제석사지 -> 서동생가터 -> 쌍릉 -> 익산토성 -> 미륵사지 (총 16.1km)

 ㅇ 주관: 왕궁리유적전시관    ㅇ 후원: 원광대학교 마한.백제문화연구소

 

  

 

'무왕 길을 찾아 떠나는 답사 여행'은 왕궁리유적전시관 관람을 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답사팀을 인솔 하시는 유적전시관 이신효 학예계장님으로부터 왕궁리유적에 대한  개요를 직접 들으면서 관람을 하다보니

그동안 전시관을 몇 차례 찾으면서도 미처 몰랐던 부분들을 챙길 수 있었다. 

 

전시관 관람을 마치고 왕궁탑으로 이동하여 발굴이 끝난 궁터와 가람터의 위치를 직접 확인해 보았다. 

왕궁탑의 건립연대는 탑의 모양과 1965년 왕궁탑 해체보수시 출토된 유물, 최근에 출토된 미륵사지 사리장엄 유물과 연계해 

백제설, 통일신라설, 고려설 등 역사 학자들의 다양한 주장과 의견이 아직도 진행형이다.

 

 

 

왕궁탑 앞에서 단체 사진 한 장을 찍고서  다음 행선지인 제석사지로 출발~

쏟아지는 아침 햇살 아래 눈부시게 피어난 유채꽃이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제석사지 가는 길...

구불구불 아름다운 시골길을 지나고 군데군데서 만나는 짙은 초록빛의 밀밭을 지나면서 걷다보니 어느새 왕궁리가 저만치 멀어졌다.

 

 

 

그동안 내 신발에 묻어 먼지가 되어 흩어진 왕궁리 황토만 해도 족히 한 바가지는 될텐데도 왕궁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제석사지는 이번이 처음이다.

제석사지는 왕궁리유적에서 동쪽으로 2km 거리에 위치한 사찰로서 백제왕실의 안녕을 기원하기 위한 왕실사찰의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제석사지에 대한 국내 기록은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지만 일본의 <관세음응험기>에 제석사 화재 후 잔해를 폐기한 폐기장에 대한 기록과 제석사지에서

출토된 제석사(帝釋寺)명 기와를 통해 정확한 사찰 이름을 알 수 있다. 사찰 북측 폐기장은 제석사 화재 이후 폐기된 것이기 때문에 이곳에서 출토된 유물의

하한 연대를 파악할 수 있다.

 

 

사진출처: 바람소리님 

 

이곳 제석사지에서는 원광대학교 마백문화연구소 문이화 선생님으로부터 사찰의 이름으로 알 수 있는 그 사찰의 성격이나 추구하는 신앙에 대한 보너스

강의를 들었다.  제석사는 수미산 꼭대기에 있는 도리천의 임금인 제석천의 이름을 따서 지은걸로 봐서 왕과 관련이 있는 사찰임을 짐작할 수 있다.

강의를 열심히 듣다보니 정작 강의하시는 문샘 사진을 못찍었는데 다행이 바람소리님께서 사진을 보내주셨다.

 

 

 

산에는 산도화 곱게 피어 여심을 설레게 하더니

들에는 파란 하늘아래 하얀 배꽃이 활짝 피어 여인의 걸음을 붙잡는다.

최샘, 포즈 굿이예요!

 

 

 

탁 트인 벌판에 이르니 멀지 않은 곳에 이번 답사의 최종 목적지인 낮게 우뚝 솟은 미륵산이 보인다. 

  

 

사진출처: 바람소리님

 

 

사진 찍으랴 발 아래 풀꽃들과 눈맞추랴 답사길내내 후미에서 따라가기 바빴는데 선두에서 인솔하느라 애쓰시는 선생님 모습 담으려고 열심히 뛰어가 한 장 찍었다.

 

  

 

제석사지에서 서동생가터 가는길에 잠깐 동안 차량 통행이 많은 도로를 걷기도 한다.

 

 

 

서동생가터...

삼국유사 무왕조의 기록에 보면 서동의 어머니가 연못가에(마룡지) 집을 짓고 살다가 연못속의 용과 통하여 서동을 낳았다고 하는데 그곳 축실처가 마룡지와

인접해 있다.  이 일대는 사유지여서 아직 유물발굴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동생가터에서 점심을 먹고난 후 마룡지 언덕을 따라 걷는 길은 연못가에 늘어진

기묘한 형상의 갯버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어 그대로 그림이 된다.

 

 

 

마룡지를 지나 쌍릉 가는 길에 있는 김이겸 선생님의 전원주택에 들러 집구경도 하고 선생님 부부가 시골에서 따온 여린 감잎으로 직접 만들었다는

시원한 감잎차를 마시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  유치원 동창생들을 이번 답사길에서 우연히 4년만에 다시 만났다는 보경이와 그 친구들.  답사길 내내

선두를 놓치지 않은데다 유적과 유물 설명을 할때면 귀를 쫑긋 세우는 모습이 너무도 예쁘다.

 

 

 

쌍릉 가는길에는 잠시 사유지를 지나가기도 한다.

이 길을 걷는데 마르셀빠뇰의 자전적 성장소설 <마르셀의 여름>의 장면들이 생각났다.

 

 

 

조팝나무꽃 흐드러지게 핀 저 너머로 무왕릉이 보인다. 

 

 

 

 

무왕의 능은 일제시대에 도굴을 당해 누구의 능이라는 구체적인 증거는 없지만 고분의 형태로 보아 백제말기 무덤이며,

내부 규모는 부여 능산리 고분과 비교해볼때 그 규모가 더 큰 것으로 확인되었다.  따라서 백제 말기 익산지역의 역사적 상황으로 볼때

부여의 왕릉보다 더 큰 규모의 무덤을 만들고, 왕릉에서만 볼 수 있는 금송 목관을 사용하고, 왕만이 사용하던 금동제품과 옥제품 등을

부장할 있는 사람은 무왕뿐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무왕릉에서 200여m 떨어진 곳에 있는 왕비릉(소왕릉)으로 가는 길에는 큰 키의 소나무들이 능을 호위하고 있다.

 

 

 

 

왕비릉 주변에는 보랏빛 꿀풀과 제비꽃이 무리지어 피어나 저희들끼리 꽃밭을 만들어 놓았다.

 

 

 

꽃으로 길을 기억하는 내게 이번 답사길은 복사꽃길로 기억되리라~

 

 

 

해발 125m에 위치한 익산토성(오금산성)...

쌍릉에서부터 합류한 장금이녀석 신이나서 잘도 오른다.

 

 

무왕의 자취를 따라 길을 걷고, 유적을 둘러보고, 답사길에 함께한 사람들과 이야기 꽃을 피우다보니 어느새 미륵사지 앞에 이르렀다.

 

 

 

 

리모델링을 끝낸 미륵사지 유물전시관 관람을 마치고 서탑 복원현장에 들렀다.

한동안 미륵사지에 걸음이 뜸했더니만 어느덧 모든 탑 부재를 들어내어 바닥이 드러난 상태다.

1400년 가까이 장중한 탑의 무게를 견디어낸 바닥의 견고한 흙벽을 바라보자니 감격스럽기까지 하다.

 

이제 저곳에, 

부재 하나하나에 그 옛날 백제 석공의 마음을 담고 정성을 담아 다시 장엄한 탑이 세워질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서탑 복원현장 가건물에서 바라본 당간지주와 미륵사지석탑 부재들...

 

여덟 시간 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하루 일정이었지만 그 옛날 무왕의 꿈이 서려있는 길을 따라 걷는 즐거움과

보고 싶었던 사람을 만나고 함께 걷는 즐거움이 더해 하루가 금세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