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들

구봉산의 가을

연이♥ 2009. 10. 18. 22:21

★ 약속 1

 

오랜만에, 아주 오랜만에 후배와 함께 구봉산 산행을 하기로 약속을 했다.

나는 그나마 격주로 토요일엔 휴무지만 후배는 토요일에도 항상 근무를 해야 하다보니 부득이 일요일로 약속을 잡았다.

몇 해전까지만 해도 후배들과 종종 산행을 하곤 했었는데 먹고 살겠다고 자주 전업을 하는 후배들과 시간 맞추기가 쉽지 않아서

어느 순간부터는 늘 마음만 함께 산을 오른다.

 

사람의 예감이란건 가끔 놀랍도록 적중할때가 있다.

한 번 약속을 하면 좀처럼 어기는 법이 없는 후배임에도 불구하고 왠지 후배와의 오랜만의 산행이 순조롭지 않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아니나다를까 토요일 오후에 후배에게서 전화가 왔다.  전부터 허리가 많이 불편하신 시어머니께서 허리를 다쳐 병원에 입원을 했다며

다음주에 가면 안되겠냐고 한다.

 

모든 것은 때가 있는 법이다.

나는 가을 구봉산의 매력을 익히 알고 있다.

다음주에는 너무 늦다.

 

 

★ 약속 2

 

토요일 저녁 무렵,

장보기를 하려고 집을 나서는데 같은 아파트 12층에 살고 있는 친구에게서 전화가 온다.

내일 남편과 함께 월출산 갈 예정인데 함께 가자고 한다.

 

영암이 친정인 친구와는 예전에도 함께 월출산엘 다녀온적이 있는데 그때는 기차와 버스를 번갈아 타고 가느라

오가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서 몹시 피곤했던 기억이 있어 다음에는 차를 가지고 가자고 했었다.

 

그때의 약속을 잊지 않고 전화를 해준건 고맙지만,

월출산의 가을 또한 너무나 아름답다는걸 모르는바 아니지만,

내마음은 온통 구봉산으로만 향하고 있다.

 

마치, 구봉산이 내가 와주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기나 한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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