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일기

오늘(090823)

연이♥ 2009. 8. 23.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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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우연군과 함께 영화 '국가대표'를 조조로 봤다.

남들이 보면 고3 수험생 아들 데리고 영화나 보러 다닌다며 혀를 찰지도 모르겠다.

분명한건, 우연군이 먼저 보자고 했다는 사실이다.

 

'국가대표'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무주 동계 올림픽 유치를 위해 급조된 대한민국 국가대표 '스키점프' 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로,

우리에겐 아직까지 낯선 '스키점프'의 매력에 홀딱 빠지게 할만큼 감동을 넘어 전율을 느끼게 한 영화였다.

우연군에게도 적당한 휴식과 자극이 되어주었으리라 믿는다.

 

영화를 보고 집으로 돌아와 소파에 누웠더니 열린 창을 통해 불어오는 바람이 제법 선선해졌음을 알 수 있다.

그러고보니 오늘이 더위가 한층 누그러든다는 처서다.

 

소파에 눕자마자 잠이 들었나보다. 

밤샘근무를 마치고 와서 자고 일어난 남편이 밥달라며 깨운다.

그냥 깨우는게 아니라 아침부터 영화보면서 군것질 하고 와서 배부르니까 낮잠이나 자고 다른 식구들은 점심도 안준다며 불만을 터뜨린다. 

 

자리에서 일어나 멸치,다시마,북어를 넣고 육수를 내서 잔치국수를 만들었다.

연이 형제는 국수 싫어하는지라 남편과 둘이서 잔치국수로 점심을 과하게 먹었다.

국물이 맛있었는지 남편은 국물을 더 달라고 해서 후루룩 맛있게 먹는다.

 

점심을 먹은 남편이 연습장에 가는걸 확인하고 우연군 방에서 만족스럽게 자지 못한 낮잠을 더 자려고 누웠는데 내일 개학을 앞둔

연이형제가 인터넷으로 보충수업 수강신청을 하는 모양이다.  학년별로 수강신청 하는 시간이 다르다보니 우연군과 두연군이 번갈아

수강신청을 하면서 자신들이 원하는대로 신청이 되었는지 친구들과 전화로 확인하느라 떠들어대는 통에 낮잠을 편히 잘 수가 없다.

요즘은 고등학교에서도 아이들이 직접 선생님을 선택해서 보충수업 수강신청을 한다.

낮잠을 포기하고 소설 <체실비치에서>를 읽다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다시 잠이 들었다.

이럴때보면 나도 제법 끈기 있는 아줌마다.

 

독서실에 간 우연군더러 저녁 7시에 저녁식사를 할 예정이라고 한 터라 시간에 맞춰 저녁메뉴로 돼지고기 수육을 준비했다. 

반주로 소맥을 곁들여 저녁식사를 마치고 설거지를 하려고 보니 붉게 물든 서쪽하늘에 초승달이 그린 듯 예쁘게 떠 있다.

 

오늘,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있는 날이다.

어둠이 내리고 난 후에도 여전히 붉게 물들어 있는 서쪽하늘을 바라보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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