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일기

해저문 하늘

연이♥ 2009. 6. 23. 20:33

 

장금이를 자전거에 태우고 씽씽 바람을 가르는데 해질무렵 하늘빛이 너무나 곱다

참으로 오랜만에 만나는 아름다운 빛이다

놓치고 싶지 않아서 자전거 페달을 힘차게 밟아 얼른 집으로 왔다

 

 

장금이를 내려 놓고 옥상으로 달음박질 친다

해는 이미 서산마루를 넘은터라 해저문 하늘이 되어버렸지만 여전히 예쁜 하늘이다

아니, 어쩌면 나는 해진 후의 차분하고도 정제된 느낌의 하늘빛을 더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너무 진하지 않은 노랑과 오렌지빛 그리고 분홍색이 고루고루 참말로 곱게 물들어 있다

 

 

 

아파트 숲 사이로 배산이 보인다

여름날에 노을이 보고플때면 퇴근길에 집과는 반대 방향에 있는 배산으로 발걸음을 돌리곤 했었는데 올해는 아직이다

장금이 녀석이 우리 식구가 된 뒤로는 퇴근후에 서둘러 집에 와야 하다보니 앞으로도 좀처럼 쉽지 않을 듯 싶다

오늘 같은 날엔 배산 팔각정에 앉아 노을빛이 잦아들때까지 부는 바람을 맞아야 하는데 아쉽다

 

 

 

아파트 옥탑에 설치된 피뢰침이 일제히 하늘을 향해 똥침을 놓을 태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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