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을 하거나 여행을 떠나거나 ,
가족 친지들과 함께 모여 즐거운 시간을 갖거나,
햇볕 잘 드는 곳을 찾아다니며 종일토록 책을 읽거나,
두통과 씨름하느라 주말과 휴일내내 침대밖을 벗어나지 못했거나...
제아무리 꽉 차고 즐거운 주말과 휴일을 보냈다 하더라도 일요일 오후 해거름이 되면
어김없이 밀려드는 공허함과 심란함은 휴일과는 무관한 삶을 살기전에는 떨칠수 없는 감정인걸까?
허전하고 심란한 그 마음을 조금이라도 채워볼 요량으로 일요일 밤에는 가끔 영화를 본다.
일요일밤이 싱숭생숭하기는 학교에 매여 지내는 아이들도 만만치 않을 터,
우연이와 함께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하고 보았다가 다소 실망했다는 영화 <님은 먼 곳에>를 보았다
전쟁영화인지 코메디 영화인지 드라마인지 쟝르 구분이 안될만큼 뒤죽박죽인 영화지만 그래도 여주인공의
차분한 대사와 노래는 좋았다
엄마와는 달리 우연이는 괜찮았다고 한다.
주입식 교육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많은 지식을 필요로 하는 우연이에게
영화 <님은 먼 곳에>는 월남전 파병을 다루었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않았나 싶다.
이왕 내친김에 우연이의 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시켜줄 영화 한 편을 더 보기로 하고 <킬링필드>를 골랐다.
철저한 반공 교육을 받고 자란 우리와는 달리 요즘 아이들에게 이념이란 개념이 어떤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한 편이 그 시대의 상을 보여주는데 기여하는 바는 적지 않다고 본다.
중년이 되어서 다시 보는 영화 <킬링필드>는 이제 더이상 반공영화로만 보이지 않을뿐더러 그토록 충격적이던 영상 또한
그냥 영화의 한 장면으로 보일뿐이다. 대신에 전쟁의 참상과 대조를 이루는 캄보디아의 아름답기 그지 없는 풍경과 영화속에
삽입된 주옥 같은 음악이 내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영화 <킬링필드>의 삽입곡 중에는 우연이로 하여금 노래 제목이 뭐냐고 묻게 만든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의
'공주는 잠못 이루고'가 깊고 풍부한 음색을 지닌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목소리로 흘러나오는 장면이 단연 압권이다.
하지만 우연이에게도 강조했듯이 이 영화에서 놓치지 말아야할 음악은 바로 영화의 마지막을 훈훈하게 장식하는 노래,
영화 상영 당시에는 이미 고인이 돼버린 존 레논의 감미로운 목소리로 듣는 'Imagine'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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