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 있는 음악

첫눈

연이♥ 2008. 11. 19. 11:57

 

 

 

 

아직 어두운 새벽 하늘엔 하현달이 떠 있고

  

 

 

 

늦가을에 서설이 내린 대지 위로 동이 터 온다

 

 

 

 

 

 

  

 

 

 

 

꽃처럼 고운 낙엽 위에도 첫눈이 내렸다

  

 

 

 

  

"아이고, 자고 일어났더니 내눈이 멀었나봐, 앞이 안보여~~~"

 

  

 

 

"휴, 다행이야~ 난 다 보여요~~~"

 

 

 

 

  

 

 

낙엽 한 켜,

하얀눈 한 켜,

아, 따끈한 호박떡 먹고 싶다

 

  

 

 

텅 빈 벤치에 하얀 솜이불을 깔아 놓으니

여린 단풍잎, 아직 제 빛을 내지도 못했건만

이제 그만 쉬고 싶다며 낙엽되어 사뿐히 내려앉네

 

   

  

 

 

어젯밤, 아홉시 뉴스 일기예보에서 서해안 지방에 대설주의보가 내려졌다는 

소릴 듣고 잠이 든 터라 새벽에 일어나자마자 발코니 창부터 열어봅니다.

 

새벽인데도 바람이 자지 않고 있었던지 창을 열자마자 매서운 기세로 들이칩니다.

이토록 찬 바람에도 아직 어둠이 걷히지 않은 초등학교 운동장에선 새벽 운동을 거르지

않고 나오신 어르신들의 말소리가 들려오고, 아파트 주차장에 가득 들어찬 차량들 위로

가로등 불빛이 아니어도 하얀 눈이 소복이 쌓였음을 한눈에 알 수 있었지요.

 

아직 공원에는 가을빛이 한창인데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는

당혹스럽게도 첫 눈까지 덤으로 얹어 겨울이 왔노라 신고식을 합니다.

정읍이나 광주 등지에 20cm 이상의 폭설이 내렸다는 소식에 무등산과 내장산에 부는

칼바람 맞으며 코뿔소 잔등 같은 겨울산을 굽어보는 상상으로 마음이 훨훨 날지만 매인 몸이다보니

2cm가량이나 되어보이는 첫눈으로 만족해야 할까봅니다.

 

지금은 햇살에 녹고 바람에 휩쓸려가 마치 한바탕 꿈을 꾼양 그 흔적조차 남지 않았지만

가을과 겨울이 함께한 아름다운 풍경은 그래도 이렇게 사진으로 남았습니다.

 

 

'풍경이 있는 음악'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이 내리네/아다모  (0) 2008.12.05
Imagine/John Lennon   (0) 2008.11.24
내고향의 가을은  (0) 2008.10.20
가을   (0) 2008.10.15
어느해 가을에  (0) 2008.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