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화삼(玩花衫)
조지훈
차운 산 바위 우에 하늘은 멀어
산새가 구슬피 울음 운다
구름 흘러가는
물길은 칠백리
나그네 긴 소매 꽃잎에 젖어
술 익는 강마을의 저녁 노을이여
이 밤 자면 저 마을에
꽃은 지리라
다정하고 한 많음도 병인 양하여
달빛 아래 고요히 흔들리며 가노니...
나그네
박목월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 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완화삼'은 '木月에게'라는 헌사가 붙은 시이고,
'나그네'는 목월이 쓴 화답시이다.
맘속에 품은 시 한 줄 맘놓고 쓰지도 못하는 현실속에서도
당대 내로라하는 두 시인은 서로 시를 주거니받거니 하면서 우정도 시도 무르익었나보다.
2008년 내고향의 가을은 지금,
색의 향연을 벌이느라 저녁놀이 아니어도 붉게 타오르고 있었다.
'마이산의 가을'은 덤으로~
'풍경이 있는 음악' 카테고리의 다른 글
Imagine/John Lennon (0) | 2008.11.24 |
---|---|
첫눈 (0) | 2008.11.19 |
가을 (0) | 2008.10.15 |
어느해 가을에 (0) | 2008.09.24 |
바람이 그리워... (0) | 2008.02.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