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 있는 음악

내고향의 가을은

연이♥ 2008. 10. 20. 10:25

 

 

 

 

  

 

 

 

 

완화삼(玩花衫)

 

                조지훈

 

 

차운 산 바위 우에 하늘은 멀어

산새가 구슬피 울음 운다

 

구름 흘러가는

물길은 칠백리

 

나그네 긴 소매 꽃잎에 젖어

술 익는 강마을의 저녁 노을이여

 

이 밤 자면 저 마을에

꽃은 지리라

 

다정하고 한 많음도 병인 양하여

달빛 아래 고요히 흔들리며 가노니...

 

   

 

 

 

 

 

 

나그네

 

                  박목월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 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완화삼'은 '木月에게'라는 헌사가 붙은 시이고,

'나그네'는 목월이 쓴 화답시이다.

 

맘속에 품은 시 한 줄 맘놓고 쓰지도 못하는 현실속에서도

당대 내로라하는 두 시인은 서로 시를 주거니받거니 하면서 우정도 시도 무르익었나보다.

 

2008년 내고향의 가을은 지금,

색의 향연을 벌이느라 저녁놀이 아니어도 붉게 타오르고 있었다.

 

 

 

 

 

 

 

'마이산의 가을'은 덤으로~

 

 

 


 

 

 

 


 

 

'풍경이 있는 음악' 카테고리의 다른 글

Imagine/John Lennon   (0) 2008.11.24
첫눈  (0) 2008.11.19
가을   (0) 2008.10.15
어느해 가을에  (0) 2008.09.24
바람이 그리워...  (0) 2008.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