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부터

가을에 떠나는 남도답사

연이♥ 2008. 11. 6. 15:03

휴가를 내고서 남도로 답사여행을 떠난다.

개인적으로 남도 답사는 이른 봄에 떠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봄바람은 남쪽에서부터 불어오기 마련인데다 남도의 봄은 가는곳마다 동백꽃이 흐드러진다.

이른봄, 아직 한창때 붉은 꽃을 송이째 툭툭 떨어뜨려 가슴 시린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동백꽃은

남도의 절집 어딜 가더라도 쉽게 만날수가 있다.

 

남도의 봄이 유독 아름다운게 붉디붉은 동백꽃이 지천에 피어있기 때문이라면,  

남도의 가을은 또 어떠한 모습일지 푸르른 하늘에 두둥실 설렘을 띄워놓고 이른아침 길을 떠난다.

 

이번 남도답사는 강진과 해남에 있는 절집 몇 곳과 다산초당엘 가기로 했다.

같은 전라도지만 남도의 강진과 해남은 익산에서는 너무도 먼 곳에 있다.

그렇다보니 여간 큰맘을 먹지 않고서는 답사 떠나기가 쉽지가 않은데 먼 길이지만 종일토록 피곤을 무릅쓰고

운전기사 노릇을 자청한 남편의 수고가 있었기에 가능했음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남도답사길,

광주를 거쳐 나주를 지나기 까지는 교통흐름이 수월하지 못해 참으로 지루했는데 영암 월출산이 보이면서 부터는 몸에서 생기가 마구 솟는다. 

호남의 금강이라 불리는 월출산은 산세가 워낙 빼어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들판 한 가운데 우뚝 솟아있기에 그 위용이 더 돋보이지 않나 싶다.

오랜 세월, 민초들의 삶과 애환을 한결같은 모습으로 묵묵하게 바라보면서 보듬어주고 힘이 되어주고 기쁨이 되어준 산 아니겠는가! 

 

몇 해 전에 월출산 산행을 하면서 수려한 그 모습에 반해 하산길에 자꾸만 뒤돌아 보느라 일행보다 뒤쳐지곤 했었는데 

차를 타고 지나가는 길에 바라보는 월출산 또한 매번 차를 세우고 뒤돌아보게 만든다.

 

 

 

★ 강진 무위사

 

 

 

월출산 자락에 있는 무위사 가는길,

어느 것 하나 차별을 두지 않고 고루고루 비춰주는 가을 햇살을 온몸에 받고 있는

월출산 남쪽 자락은 어느새 무겁다며 어여쁜 색동옷을 벗어버리고 겨울채비에 들어갔다.

사계절 든든한 호위무사를 거느린 월출산 자락에 둥지를 튼 마을의 가을이 너무도 평화롭다.

 

   

 

 

        

  

 

 

무위사 극락전...

이 엄정하고도 아름다운 모습에서 무슨 할말이 더 필요하리오!

그저 숙연해질뿐...

 

 

 

★ 다산초당

 

 

 

 

               

    

                다산초당 가는길,

                예전 답사길에는 백련사에서 산길을 넘어갔었는데 이른봄 만덕산에는 춘난이 우후죽순처럼 솟아오르고 있었다.

                완도가 친정인 후배로부터 어린시절 하교길에 산을 넘으면서 춘난 꽃대궁을 꺾어 간식으로 먹었다던 전설같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걸었던 그 고갯길 못지않게 유물전시관에서 다산초당 가는 길도 아름다운 숲길이다.

 

  

 

동백나무숲이 빼곡한 다산초당에 귀하디귀한 햇살 한 줌이 내려앉았다.

아마 선생께서도 기나긴 겨울날이면 저 마루 끝에 앉아 해바라기를 하지 않으셨을까..

 

 

      

  

            향기만큼이나 해맑은 녹차나무꽃                                                             정석, 선생이 바위에 직접 새겼다고 전해진다.

 

 

 

천일각에서 바라보는 강진의 바다,

바다의 끝자락에서 한가롭게 노니는 철새떼와 빈 들의 풍경이 가슴 찡하게 아름답다.

 

 

 

★ 해남 대둔사(대흥사)

 

 

두륜산 대둔사  숲길,

남도의 가을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듯 아직은 초록빛이 대세다.

 

  

  

 

       

 

 

 

결코 작지 않은 규모의 대둔사는 멀리서 보면 웅장하기까지 한 두륜산의 품 깊은곳에 자리잡아 주변 풍광이 모두 그림이다.

 

 

        

                                                                                                                    내가 사모하는 정조대왕의 친필 편액

 

 

 

 

                            

     

                                     천불전 꽃문살

 

 

                           

                            천불전을 나와 대웅전 가는길에 만난 사랑나무,  연리근

 

 

 

 

★ 달마산 미황사

 

 

남도답사 마지막 코스인 미황사에 도착하니 어느덧 해가 서산을 기웃거리고 있다.

절집 이름도 예쁜 미황사는 지는 해를 바라보는 가람배치다.

그리하여 해질무렵에 찾아야만 더 아름다운 곳이다.

 

미황사를 품고서 대웅전을 호위하고 계시는 달마산에도 가을이 찾아왔다.

멀리서 보면 꽤 높아 보이지만 웅장한 미황사 대웅전 너무로 보이는 달마산은 그리 높아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언제봐도 참으로 멋진 산이다.

 

 

 

남도답사가 처음인 남편,

기념사진 한 장 찍어준것이 어째 대웅전이랑 달마산을 주인공으로 찍은 듯해 미안스럽다.

 

 

        

 

  

 

미황사 마당에 서면 바다가 보인다.

서해바다 끝자락 수 많은 섬들이 보이는 이곳에 서서 지는 해를 바라본다면 또 얼마나 아름다울까?

  

 

        

 

 

 

 

부도전에도 가야하고 욕심 같아서는 해넘이를 보고 갔으면 좋겠는데 한 바퀴 휘 둘러보고 먼저 주차장에 내려간 남편에게서

갈길이 멀어 해지기 전에 출발해야 된다며 자꾸만 독촉전화가 온다 .  다음을 위해 아쉬움 한 자락 남겨두고 오는게 여행의 또 다른

묘미라지만 미황사 돌담에 내려앉은 저무는 가을 햇살이 자꾸만자꾸만 마음을 붙잡고 발길을 붙들어 뿌리치고 오느라 애를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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