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그리고 영화

20세기 건축

연이♥ 2008. 3. 11. 14:31

 

 

 

책은 먼저 지은이의 삶과 건축 이야기로 시작한다.

한학자이신 조부로부터 <천자문> 과 <동몽선습>을 배우던 어린시절,

철학과 수리 공부를 희망하지만 의과대학에 갈것을 종용하는 부모님과의 갈등을 겪던 청소년기,

누나의 제안으로 건축학과에 입학하지만 방황해야 했던 대학시절과 졸업을 앞두고 시작한 건축가로서의 인생 여정을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20세기를 빛낸 12명의 건축가 이야기가 이어진다.

 

책을 읽는내내 건축에 너무도 무지한 나를 깨닫는다.

한 사람의 천재적인 영감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건축물속에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들어있는지 예전엔 미처 몰랐다.

지은이는 자신이 건축가의 길을 들어서면서 알게 되었고 많은 영향을 끼친 이들 12명의 건축가 모두에게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20세기 인류문화 유산을 만든 건축가들이라 하지만 내겐 대부분 생소하다.

다행이라면 인간과 자연 시간과 공간이 어우러져 있는 시대의 거울이자 인류의 유산인 건축과 도시에 대해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쓴 지은이의 노력과 바램처럼 무지에서 조금은 깨어날 수 있다는것 만으로도 만족한다.

 

 

 

안토니오 가우디(1852-1926)

 

<카사밀라 전경>

 

가우디,

빛나는 그 명성이야 익히 알고 있었지만 책을 통해 그의 작품을 보면서 벌어진 입이 쉬 다물어지질 않는다.

 

인류의 위대한 공학적 예술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는 가우디의 환상적인 건축세계를 슬쩍 엿볼수 있다.

카탈로니아에서 태어난 가우디의 건축에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고전 건축, 고딕 등 중세 건축의 여러가지 요소가 혼재되어 있다. 

가우디는 곡선과 곡면을 사용하여 유기적인 환상적 구조체를 창조해낸다.

 

 

 

<카사 바틀로>

 

가우디의 작품중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작품으로 다락방과 붙은 지붕의 선은

용의 척추를 연상케 하며 중앙 정면은 여러 색깔의 조각 타일과 몬주익의 돌들로 덮여져 있다.

 

 

 

<성가족교회 투시도>

 

1914년부터 가우디는 이 성당의 설계에만 전념하였다 한다.

가우디의 독창성과 대담성을 잘 보여주는 이 건물은 1세기가 지난 오늘날까지도 계속 건설되고 있다. 

 

"자연은 신이 창조하신 건축이므로 인간의 건축은 그것을 배워야 한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1867-1959)

 

<구겐하임 미술관 원경>

 

구겐하임 미술관은 의뢰인인 솔로몬 R.구겐하임의 사후 10년, 라이트 사망 6개월후인 1959년,

무려 16년만에 완성된다.

 

역사와 지리와 인간을 건축 공간 속에 통합한 위대한 건축가 라이트는 독자의 문명을 구축하고

유럽에 영향을 기친 최초의 미국 작가이다.  그의 낙수장과 구겐하임 미술관은 인류가 이전에 알지

못하던 새로운 건축 세계를 보여 주었다.

 

 

<구겐하임 미술관 야경>

 

라이트는 이 건물을 통해 자신이 수십년 동안 연구해 왔던 건축 테마를 실현하였다.

흰색의 나선 모양으로 부드럽게 확장돼 가는 깔때기 모양의 이 화랑에 들어선 관람객이

먼저 승강기를 이용해 위층으로 올라간 후, 그곳에서부터 나선 모양의 내부 램프를 통해

내려오면서 벽면에 전시된 그림을 볼 수 있게 만들어져 있다.

 

 

 

 

미스 반 데어 로에(1886-1969)

 

<글라스 스카이스크레이퍼>

 

유리가 갖는 반사적인 성질을 표현하고자 한 마천루 건물이다.

현대 도시의 특징인 유리 마천루는 미스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글라스타워, 20세기의 가장 유명한 주택의 하나인 투겐드하트 하우스, 바르셀로나 파빌리온을 통해

역사주의를 배격하는 모더니즘의 물결을 이끌었던 미스는 건축의 질서, 명증성, 보편성의 신념을 대변하는

위대한 건축가였다.

 

 

 

 

 루이스 칸(1901-1974)

<다카 국회의사당 내부 천장>

 

루이스 칸은 건축주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그의 신념을 건축 언어로 표현하기 위해 건축주들이

가장 싫어하는 실험적 시도, 긴 설계 기간, 한없는 공사비, 끊임없는 설계 변경을 마다하지 않았다.

 

루이스 칸의 건축 교육과 독자적인 건축관은 교조주의적인 막다른 길을 보인 현대 건축으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건축관을 보여준 커다란 힘이었다. 그로부터 배운 많은 건축가들은 현대 건축의 상황을

크게 바꾸어 놓았으며 세계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일 미술관 입구 코트의 4면체 콘크리트 천장>

  

루이스 칸의 건축 원형의 기본 요소들은 콘크리트와 벽돌이라는 기본적 소재의 한정, 입방체,

삼각형, 원 아치 등의 순수 기하학 형태의 반복, 하늘과 대지 사이를 수직한 초월성, 빛과 음영의 시학 등이었다.

 

이 작품에서도 빛에 대한 칸의 새로운 사고를 엿볼 수 있다.

 

 

 

<킴벨 미술관 전경>

 

얇은 콘크리트로 된 반원형의 구조물을 6열로 배치한 단순한 형태다.

빛의 효과를 최대한으로 살려 고전적인 단아함과 현대적인 느낌을 잘 조화시킨 이 작품은

복잡하지 않은 형태로 심성을 자극하는 루이스 칸의 특성을 잘 보여준다.

 

 

 

<피셔 하우스 전경>

  

루이스 칸의 건축 이론의 정수가 실현된 집.

목조 구조체와 조화시킨 바깥으로 열린 창은 내부 공간이 튀어나와 외부 공간으로 이어지는 듯한

내외 공간의 만남을 연출하고 있다.

 

 

 

 

 르 코르뷔지에(1887-1965)

 

<롱샹 교회>

 

천재적 예술가이면서 뛰어난 이론가로서 끊임없이 세계와 인간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 대해

발언한 르 코르뷔지에의 후기 걸작.  기존 건축과 전혀 다른 건축 형식이 르 코르뷔지에의 끝없는

상상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주택은 살기 위한 기계다.  주택은 두 가지 목적을 갖는다.

신체의 요구인 쾌적함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빈틈없이 배려한 주거기계,

그것으로부터 명상에 유용한 작용, 즉 미가 그곳에 있고, 정신에 불가결한 정적(靜寂)을

가져다주는 저 여유있는 작용.....기술자의 작업이 한쪽에 있고 다른 한편에는 건축이 있다."

 

 

 

 

 루이스 바라간(1902-1988)

 

<바라간 하우스>

 

이슬람 건축에서 볼 수 있는 정원 구획과 공간 구성에 영향을 받은 바라간은

자신의 느낌을 벽으로 한정된 공간으로 표현했다.

 

"어떤 건축 작품이라도 평온함을 표현하지 않으면 그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우리는 벽이 가지고 있는 보호 기능을 유리창을 과도하게 사용한 벽으로 바꾸는 실수를

해오고 있습니다."

 

  

<차우다드 새틸라이트 탑>

 

색채의 마술사라 불리는 바라간의 작품은 환상성과 서사시 같은 느낌으로 마음과 감성의 즐거움을 전달한다.  

간결함을 통해 건축물을 강렬하게 이미지화 하는데 성공한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

 

  

<카푸친 교회>

 

바라간의 정원에서 자주 사용되는 수변 공간은 외부로 드러나지 않게 처리되어 있어

마치 열려 있으면서 닫힌 공간, 자연의 끊임없는 성장 혹은 순환의 세계를 연상케 하며,

정신적인 가치를 향한 미적 감각을 자극한다.

  

 

오토 바그너(1841-1918)

 

<빈 우체국 저축은행의 전면>

 

오토 바그너는 이 건물을 설계하면서 외벽을 벽체에 리벳으로 고정한 석재로 마감하였는데,

이 벽면은 석조 건물에서 볼 수 없는 경쾌함뿐만 아니라 팽팽함을 보여준다. 

자유로운 표현 효과에 따라 외관이 결정되는 양식의 특징은 현대 건축의 계기가 되었다.

 

 

 

<슈타인호프 교회>

 

고전적인 돔이 덮였으며, 벽면에는 많은 장식이 사용되었다.

이 건물은 오토 바그너가 말하는 현대 건축의 이상과는 거리가 먼 것이지만

기존 양식을 혁파한 건축이라는 점에서 진정한 현대 건축의 선구라 할 수 있다.

 

"현대는 르네상스(再生)가 아니라 네상스(新生)이다"

 

 

 

 

 김중업(1922-1988)

 

<제주대학교 본관>

 

21세기형 건축으로 해외에 더 알려진 이 건물은 구조체 이상으로 지금은 철거되고 없다.

 

아무도 현대 건축을 알지 못할 때 세계적인 작품을 만든 사람.

다들 막 깨어났을 때 새로운 조형 언어를 찾아 길을 나섰던 사람.

그는 한국 현대 건축의 미명을 밝힌 등불이었다.

  

 

<프랑스 대사관 지붕>

 

몸체에서 분리되어 허공에 떠 있는 곡선은 우리나라 전통 건축의 처마선을 원용한 것이다.

몸체와 지붕이 만나는 부분을 비워 그 아래를 곡면의 짙은 그림자와 그늘로 처리하였다.

건축계에서는 여전히 가장 훌륭한 한국 현대 건축으로 꼽히고 있다.

 

그는 지금도 프랑스 대사관의 아름다운 곡선으로 살아있다.

 

"건축이란.....말하자면 집을 통해 그 사람의 자화상을 그려주는 것입니다."

 

 

 알바 알토(1898-1976)

 

<타운홀 전경>

 

자연으로부터 가장 많은 것을 얻은 건축가 알바 알토.

그의 건축은 핀란드의 자연과 유럽 문명의 역사를 하나로 성취한 가장 핀란드적이며 세계적인 건축이다.

 

아무나 그의 건축을 알 수는 있어도 아무나 쉽게 그 깊이를 다 알 수는 없는 큰 건축가.

그는 자연과의 상생을 추구하는 21세기 건축의 이상적인 모델을 만들었다.

 

 

 

 

 필립 존슨(1906~   )

 

 

고딕과 르네상스, 신고전주의, 아르데코 등의 요소들이 혼합된 건축이다.

필립 존슨을 추종하는 모방자들 대부분은 그가 가졌던 미적 감각과 세련됨이 결여되어 있다.

포스트모더니즘의 선구자로 남게 될 필립 존슨이 미국 건축에 미친 엄청난 영향은 영원히 계속될 것이다.

 

"건축은 회화가 음악적 감각을 기르는 것과 같은 방법으로밖에 배울 수 없다.

여러분은 예술에 관해서 말만 해서는 안된다.  그것은 실천해야만 하는 것이다."

 

 

 

 찰스 레니 매킨토시(1868~1928)

 

<글래스고 예술학교 측면>

 

명쾌한 평면과 직각을 기초로 한 디자인을 보여주는 이 건물은

간결하면서도 아름다움과 섬세함을 잃지 않고 있으며 이후 유럽 현대 건축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힐 하우스 전경>

 

매킨토시가 만든 글래스고 예술학교와 힐 하우스는 20세기의 여명기를 빛낸 위대한 걸작이다.

건축가로서 활동한 시간은 단 20년이었지만 매킨토시는 현대 문명의 가장 빛나는 상형문자를 만들어냈다.

 

"예술가는 스스로 적절한 표현 과정을 창조하기 위해서 기술적 발명의 재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특히 자연이 그에게 부여한 요소를 변환하기 위해서 발명의 재능이라는 도움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그것으로부터 새로운 이미지를 구성한다."

 

 

 

 

발터 그로피우스(1883~1969)

 

<바우하우스>

 

1919년 바우하우스 선언에서 그로피우스는,

"모든 시각 예술의 최종 목표는 완전 건축이다.  건축과 조각과 회화를 하나의 전체로서 통합하고

수백만 노동자의 손으로부터 새로운 신념의 상징과 같은 것을 끌어낼 새로운 미래를 욕망하고 인식하고 창조하자" 고 선언한다.

그것은 정말 새로운 예술가와 장인을 위한 학교였다.

 

"항상 건축은 국민적인 것이자 개인적인 것이다.

그러나 개인,민족,인류라는 세 가지 동심원 중에서 인류가 최대의 원으로서 다른 두 개의 원을 포괄한다."

 

 

 

 

 

 

"시간은 지나지만 공간은 남는다.  건축가는 시간의 내용을 공간으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김석철-

 

 

 

 


 

* <20세기 건축>/김석철 지음/ 생각의 나무

*  음악, sweet people의 A wonderful day 

 * 12명의 건축가 이야기와 작품 설명은 원문을 그대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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