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처럼

꽃보다 아름다운 우정

연이♥ 2007. 7. 9. 22:42

 

 

 

2007년 한 해의 반이 벌써 훌쩍 지나버렸다.

 

연말이 되면 경쟁이 너무 치열할것 같아

 

올해는 반기별로 들꽃 결산 파이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파이 하나 굽는데 48장이 최대 한도이다보니 탈락된 꽃들이 많다.

 

이번에 뽑히지 못한 많은 꽃들에게 미안함을 전하며...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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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가 억수로 내린다.

우연이 야자 끝날 시간에 맞춰

커다란 우산을 쓰고 구제 청반바지에 슬리퍼를 신고

우연이것도 큰 걸로 우산 한 개를 더 준비해 집을 나섰다.

 

시원스레 쏟아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낮은곳을 찾아 몰려가는 빗물을 첨벙거리며 걷노라니 

오후부터 집을 나서기 전까지 가라앉아 있었던 마음이 금세 상쾌해진다. 

 

아파트앞 교차로에 서서 통학버스를 기다리는데

 나처럼 커다란 우산을 쓰고서도 거세게 퍼붓는 비로 인해

바짓가랑이가 다 젖은채로 학생 한 명이 우산을 들고 서있다.

 

 동생이나 형 마중 나왔나보다 생각하며

통학버스가 오는 방향을 쳐다보니 시간을 맞춰 나가서인지 곧바로

빗줄기에 묻혀 희미해진 전조등 불빛을 따라 조심스레 버스가 다가오고 있다.

 

앞문에 우산을 갖다 대고 버스에서 내리는 친구들이

우산을 펴는 동안에 비를 맞지 않도록 받쳐주며 '안녕' 인사를 건네니

얼떨결에 인사를 하는 친구도 있고 무덤덤한 표정으로 내리는 친구도 있고 제각각이다.

 

맨 마지막으로 수줍은 표정으로 우연이가 내리고

버스기사님께 인사를 하고 돌아서는데 좀전에 커다란 우산을

쓰고서도  바짓가랑이가 젖은채로 서 있던 학생이 우연이에게로 다가온다.

 

"엄마, 지성이가 우산 갖고 나왔어요."

" 응?  지성이였구나...미안 못알아봤네...근데 오늘 학교 안갔어?"

" 아뇨...제가 몸이 좀 안좋아서 선생님께서 야자 빼주시거든요."

"암튼 고맙다...우연이 비맞을까봐 이렇게 나왔어?"

" 예..."

 

세상에...

지성이가 사는곳은 우리집에서도 10분 이상 더 가야는데...

친구가 비맞을까봐 집에서 공부하다 시간맞춰(나보다 먼저) 나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꽃보다 아름다운 우리의 아이들을 보며 빗줄기는 더 거세졌지만 내 가슴은 따뜻해진다.

 

여전히 발코니 창을타고 흘러내리는 굵은 빗방울 소리를 들으며... 

모두가 행복한 그런 세상이 우리의 아이들에게 펼쳐지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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