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부터

지리산둘레길에서 만나는 유물과 역사

연이♥ 2015. 12. 14. 20:53

 

 

 그동안 지리산 뱀사골과 백무동을 숱하게 오가면서도 백장암 삼층석탑을 아직 보지 못한 아쉬움이 항상 있었기에

실상사와 백장암 두 곳 만을 염두에 두고 떠난 소풍 같은 답사길..

 

 여수엑스포행 KTX를 타고 남원으로 가는 동안 바라보는 차창밖 풍경이 예술이다

코발트빛 하늘 아래 낮게 깔린 목화솜같은 구름이며 아침 햇살이 따스하게 내려앉은 겨울산의 부드러운 능선은

내 작은 심장을 쿵쿵거리게 한다

 

 

 

 

남원 실상사 백장암 삼층석탑(국보제10호)

 

 

 

층마다 몸돌과 옥신의 조각이 화려한 탑이다

아직은 탑에 대해 문외한이나 다름 없고 탑을 뜯어 볼줄은 모르는 내가 탑을 보는 기준은 지극히 단순하다

탑이 바라보는 주변 풍광이 멋지면 탑도 멋지고,

백장암 삼층탑처럼 볼거리가 많은 탑을 보면 아름다움에 절로 감탄사가 나오며,

왕궁탑처럼 웅장한 탑을 보면 경외감과 더불어 불안하고 여린 마음이 힘을 얻는다

내가 왕궁리에 자주 가는 이유이다

 

사진으로만 보던 탑을 실물로 만나는 설렘과 감동이 주는 행복을 한껏 누리며 백장암을 나선다

백장암 입구 계곡 주변으로 예전에는 강쇠와 옹녀를 비롯 팔도장승이 모두 모여 있었는데

어디론가 이사를 가고 주변 경치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석장승들이 그자리를 지키고 서있다

대체 강쇠와 옹녀, 팔도장승들은 어디로 간걸까?

 

 

 

 

 

실상사 석장승(중요민속문화재 제15호)

 원래는 해탈교 양쪽으로 네 기의 석장승이 있었는데 홍수로 한 기는 유실되고 현재 세 기만 남아있다

익살스러우면서도 인자하고, 근엄한듯 다정해 보이는 석장승의 표정이 천왕문을 들어섰을때 마음이 한없이 편안해지는 평지가람 실상사와 잘 어울린다

 

 

 

 

 

실상사석등(보물제35호)

 

 

실상사 삼층석탑(보물제37호)

개인적으로 신라삼층탑중에 가장 준수하다는 석가탑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만큼 멋진 탑이라고 생각한다

서탑에 비해 동탑은 군데군데 살점이 많이 떨어져 나갔다

 

 

 

실상사 약사전 철조여래좌상(보물제41호)

 

 

약사전 꽃문살                                                                                 2013년 약사전 철불 등판 해체보수 작업중에 발견된 수인은 약사전 안에

                                                                                                    따로이 전시되어 있다

                                                                                                   현재 약사전 철불은 의수를 끼고 계신다

                                                                                                    

 

 

증각대사탑비(보물제39호)                                                                증각대사탑(보물제38호)

 

 

수철화상탑비(보물제34호)                                                               수철화상탑(보물제33호)

 

실상사 관음전 주변에는 실상사를 세운 증각대사 홍척과 그의 제자 수철화상을 기리는 비와 부도탑이 있고

증각대사탑비 앞으로는 작은 연못이 있어 그림이 참 좋은 곳으로 기억되는데 무슨 연유에서인지 연못을 메워버려

예전의 아기자기한 그림을 볼수가 없다

대체 왜 그랬을까..

 

 

함양 덕전리 마애여래입상(보물제375호)

이곳 마애불은 우연히 마주친 이정표를 보고서 찾아가 보았다

조성 시기가 고려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얼마전에 조각한 것처럼 상태가 좋다

아마도 최근에 목욕을 하신 모양이다

 

 

천혜의 지리산 조망터라는 금대암 널따란 바위에 앉아 바라본 장엄한 동쪽 지리의 주봉들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에 펼쳐 있다

답사길에 나선 나그네에게도 너무나 멋진 날씨였지만 저곳 지리에 든 산객들에게는 또 얼마나 다양하고 황홀한 선경을 선물했을까를

생각하며 잠시 마음으로나마 지리산에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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