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들

나의 가을은..

연이♥ 2013. 10. 6. 10:28

새벽 산책길에 올려다본 하늘이 참으로 청명하다.

태풍이 올거라는 예보에 태풍 피토가 엄마의 주말을 파토낼거라던 두연군 말장난이 아니더라도

별다른 계획없이 맞은 주말 아침인데 하늘빛도 바람도 설레는 마음도 그냥 집에만 있기엔 너무도 아까운 계절이다.

애써 길떠나는 마음을 붙잡아두고 아침밥을 지으려는데 아직 퇴근전인 남편에게서 카톡이 들어온다.

"팀에 진급자 있어 회식한다하니 **에서 자고 공부하다 저녁때 회식하고 갈테니 그리알게나~"

회식도 근무의 연장인지라 빠질순 없고 그렇다고 회식하러 군산까지 다시 가기도 그렇고 하다보니..

 

겨우겨우 진정국면에 접어들었던 마음이 갑자기 급해진다.

노트북을 열어 지리산으로 가는 기차시간과 성삼재가는 버스시간을 맞춰보지만 이미 늦었다.(만복대 억새산행)

다시 뱀사골 가는 버스시간을 알아보지만 그곳에 가기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뱀사골 계곡트레킹)

최선이 아니면 차선을..

 

아직 자고 있는 두연군에게 오늘 밥은 알아서 해결하라 하고

냉동실에 있는 쑥설기 한덩어리와 사과 한 개, 생수 한 병, 보온병에 끓인물을 담고..

십 분만에 배낭을 꾸려 집을 나섰다.

 

* 내변산매표소-직소폭포-관음봉-세봉-내소사(4시간정도 소요)

* 교통편: 익산-부안(09:35, 직통), 부안터미널-사자동행 군내버스(10:25)로 내변산매표소까지 30분 걸림 

 

 

아직 풀잎에 맺힌 이슬이 마르지 않고 풀벌레소리 청아하게 들려오는 가을산에 제법 여백이 생겼다.(이제보니 여백이 느껴지는 사진을 안찍었군!)

 

얼마전에 제법 많은 비가 내린걸 기억하고 가.을.이지만 폭포에 꽤 많은 물이 내릴거란 기대를 안고 나선길인데

직소보에 이르니 왠지 나의 기대가 심각한 배신을 당할것 같은 예감이 든다.

물빛도 맑지 않고 보를 이루는 계곡의 물이 거의 말라있음이 멀리로 보인다.

  

혹시나 하면서 폭포가는길에 귀를 기울여 보지만 폭포소리가 전혀 감지가 안된다.ㅋ

역시나 폭포엔 한 줄기 물도 흘러내리지 않는다.

오, 이런~!

도대체 지난 일요일과 화요일밤에 내린 그 많은 비는 다 어디로 흘러간 것이더냐.

아마도 부안엔 비가 내리지 않았나보다라는 결론을 내릴밖에는..

 

바다를 바라보다

 

하늘빛이 남과 북으로 갈렸다.

 

엊그제 뉴스에서 고층빌딩을 맨손으로 올라가는 암벽의 여제 김자인을 보고 감동받음.

암벽을 타는 기분이 어떨까 궁금해 살짝 무리해서 찍은 사진.

 

 

산아래 내소사에선 큰 행사가 있는 모양이다.

산정에까지 음악소리가 쉼없이 울려퍼진다.

급해진 마음은 하산길 발걸음을 재촉하고..

 

 

내변산..

산이 높진 않지만 아기자기 참 아름다운산.

새만금 도로와 신시도가 보인다.

아름다운 풍광을 마주하며 조급해진 마음을 잠시 가라앉히고..

 

 

 

보물제1268호 내소사 괘불탱화

1년에 한 번 괘불재를 통해 일반에 공개하는데 이렇게 귀한 행사를 우연히 볼 수 있었음은 큰 행운이다.

 

 

 

 

 

 

변산반도에 노을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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