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들

선암사-송광사 트레킹

연이♥ 2012. 7. 2. 15:56

 

첫 정기휴가를 받은 우연군~꿈에도 그리던 휴가였지만 막상 딱히 갈곳도 할일도 없는 눈치다.그도 그럴것이 평소에 만날 사람 다 만나고 볼일 다 보는데다,무엇보다 휴가라지만 다른 군인들처럼 집에 갈 일이 없지 않은가!부산이나 강원도 쯤으로 나홀로 여행이라도 다녀오라 했더니 혼자서는 싫다고 한다.여수엑스포나 갈거냐 물었더니 그도 별로 내키지 않는 모양인지 고개를 젓는다.그리하여 일주일만에 다시 조계산 선암사와 송광사를 찾게 되었다.

 

 

☆ 선암사-송광사 트레킹   05시 50분 익산역 출발 - 07시 20분 순천역 도착(무궁화호 열차)   07시 54분경 순천역 광장앞에서 1번 선암사행 시내버스탑승 - 08시 45분 선암사 주차장 도착   08시 55분 선암사 관람권 매표 후 1시간 가량 느릿느릿 선암사 경내 돌아다님   10시경에 선암사-송광사  트레킹 시작

 

 

그.런.데 시작부터 꼬였다.내가 계획했던 트레킹 코스는 선암사-큰굴목재-보리밥집-천자암-송광사 였는데,그만 들머리를 잘못 들어서는 바람에 큰굴목재가 아닌 작은굴목재로 가버렸다.두 코스 모두 걷는데 4시간 가량 소요되지만 문제는 이번 트레킹중에 꼭 보고 싶었던 천자암 쌍향수를 보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전날에 종일토록 단비가 내린 익산의 새벽하늘은 그지없이 청명했으나 남도의 하늘은 아직 비가 오락가락이다.날씨가 좋으면 아직 동쪽에 해가 머물러 있을때 승선교 아래 계곡에 비친 강선루의 반영을 예쁘게 담아보고 싶었는데...

 

덕유산에서 등산화 한 켤레 빗물에 말아먹고 이번에 새로 장만한 고어텍스 등산화 신었어요~ㅋ

 

 

 

 

삼성각 앞 소나무...누운 소나무와 서있는 소나무 모두 합해 한 그루다.

 

선암사 옆으로 난 산길로 접어든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곧게 쭉쭉 뻗은 편백나무숲이 나온다.요즘 상종가 날리고 있는 편백나무가 뿜어내는 피톤치드를 한껏 들이마셔본다. 전날부터 내리는 비에 숲길은 촉촉하고 숲향기는 더욱 진하다.

 

선암사에서 작은굴목재까지 오는 동안은 이정표가 없다가 고갯길에 올라서야 첫 이정표가 나온다.작은굴목재 이정표에는 특이하게도 보리밥집 이정표가 있다. 이곳 보리밥집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이렇듯 이정표까지 있을줄은 몰랐다.

 

 

 

 

점심식사를 하기엔 조금 이른 시간이어서 손님이 그다지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그 명성답게 푸짐하고 맛깔스러운 보리비빔밥 한 그릇을 게눈 감추 듯 비웠다.덤으로 동동주도 한 잔 마셨음은 물론이고.ㅋ 

 

점심을 먹고나니 우연군 기운이 넘쳐나는지 산을 훨훨 날아다닌다.

 

 

 

이곳 갈림길에서 한참을 망설였다.

원래 계획대로 천자암 쌍향수를 보러 갔다가(천자암-송광사 3.4km) 다음 기차를 타고 갈것인지,

아쉬움을 남겨둔채 그냥 기차시간에 맞춰 송광사로 바로 하산할 것인지를.

결국, 똑똑하지 못한 스마트폰 때문에(하필 그 구간에서 전화가 불통이다)

다음 기차시간과 예매 가능 여부를 확인하지 못해 곧바로 송광사 하산 결정.

 

 

 

 

 

천자암 쌍향수를 포기하고 나니 한결 여유로워진 마음은 꽃들에게로 향하고~(굴목재에 가장 많이 핀 꽃은 피나물이었는데 내 카메라가 진노랑의 명암을 살리지 못해 맘에 드는 사진이 없다.)

 

티벳 고원에 펄럭이는 룽다처럼 조계산에 나부끼는 산악회 리본들...

 

송광사가 가까워지고...내리던 비가 그치고 숲속 오솔길에 햇살이 비친다.

 

티비 광고에서 본 듯한 대숲이다.

 

새로산 등산화 덕인지 보리밥 덕인지 그도 아니면 한창때라서 그런지 여전히 씩씩한 우연군의 발걸음...

 

송광사 경내에 들어서니 형형색색으로 곱게핀 수국이 여행자의 마음을 환하게 밝혀준다.

 

승보전(僧寶殿)  정면에 '사진촬영 금지' 문구가 있어 정면 아닌 측면에서 살짝 한 컷...ㅎ송광사는 통도사(佛寶), 해인사(法寶)와 더불어 우리나라 삼보(三寶)사찰 가운데 하나인 승보(僧寶)사찰이다.보조국사 이래로 열여섯 분의 국사를 배출한 곳으로,다른 절집에서는 보지 못했던 승보전(僧寶殿)에는 

 

가모니불과 10대제자, 그리고 16나한(十六羅漢)과 1250인의 비구제자상이 모셔져 있다.

 

대웅전 계단에 있는 네 마리의 사자상...

 

약사전과 영산전...앞쪽 공간이 너무 좁아 옆모습과 뒷모습 만이라도...

 

성보박물관앞 배롱나무 그늘아래서 휴식을 취하는 관람객들...송광사에서 내 시선을 가장 많이 사로잡은건 다름 아닌 배롱나무 고목들이었다.뜨거운 여름날에 문.득 남도의 송광사가 그립다면 그건 분명 배롱나무 꽃그늘에 앉아 나도 저들처럼 한가로움을 만끽해보고 싶어서일 거란 생각이 들었다.

 

송광사에서 14시 15분발 111번 시내버스를 타고서 순천역까지 가는데 무려 1시간 25분이 걸렸다.나른한 여름날의 오후, 적당한 걷기로 인한 기분좋은 노곤함은 시내버스 안에서 격렬한 목운동으로 풀고...ㅋ순천역에서 15시 49분에 출발하는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서 익산역에 17시 20분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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