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부터

남도에는 비가 내리고...

연이♥ 2012. 6. 25. 16:03

 

불교신자인 친구를 따라 가끔 사찰순례를 다녀오곤 한다.

친구는 올해초 불교대학을 졸업하고 포교사 시험에도 합격했다.

토요일에도 근무하는 직장에 다니느라 많이 피곤할텐데 끊임없이 공부하는 기특한 친구다.

 

사실, 보름 전쯤에 전주 사는 친정언니로부터 24일에 언니가 다니는 교회에서 제법 큰 규모의

축제를 하는데 그때 연이형제 데리고 꼭 와달라는 부탁을 받고 별일 없으면 꼭 가겠노라고 약속했었다.

그런데 삼일전에 친구로부터 사찰순례 같이 가자는 전화가 왔을때 언니와의 약속은 까맣게 잊고 말았다.

잊었다기 보다는 언니에게는 정말 미안하지만 내 마음이 기우는 쪽을 택한 것이라 하겠다.

 

이번 사찰순례는 남도의 대찰인 조계산 선암사와 송광사, 지리산 화엄사를 한꺼번에 다녀왔다.

거리상으로 결코 가깝지 않은 곳에 있는 곳이어서 쉽게 찾기 힘들다는 점에서 보면 세 곳을 한꺼번에 다녀왔음이 횡재일 수 있겠다.

하지만 세 곳 모두 이름난 절집인지라 챙겨봐야 할게 너무도 많은데 시간이 많지 않아 대충 둘러보아야 했으며,

무엇보다 관람보다는 참배와 스님의 법문을 듣는게 더 중요했으므로 사진 한 장 제대로 찍을 만큼의 여유가 

없을만큼(선암사와 송광사가 그랬다) 빠듯한 일정이었다.

 

익산에는 한 달 넘도록 비 한 방울 내리지 않아 그야말로 한 줄기 소나기를 간절히 소망하는 요즘이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장금이 데리고 도서관 주변을 산책할때면 임자없는 땅에(시소유의 공원예정땅)

 채소를 일구는 도시농민(ㅎ)들이 손수레에 물을 실어 나르는 모습을 본지가 벌써 몇 주째이고,

도서관 옆에 있는 커다란 밭 역시 갈아놓은채 한 달이 다 되도록 씨앗을 뿌리지 못하고 붉은 황토가 바짝바짝 타들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아, 그런데 지난주부터 내가 가는 곳이면 어김없이 비가 내리고 있다.

남도에는 그렇게 순례자에게는 그다지 반갑지 않은 비가 내리고 있었다.

 

 

  

 ◇선암사

 

 

수령 600년의 선암매(천연기념물이다)

오른쪽 가녀린 몸매의 주인공은 홍매...

 

불조전 마당에서는 내리는 비에 석류꽃이 별처럼 지고 있었다.

 

 

 

 ◇ 송광사

내친구 j양...ㅎ

 

 

 

 

 

◇ 화엄사 

 

 

각황전(국보제67호)

보제루를 지나 경내에 들어서는 순간 언제봐도 입이 떡 벌어지게 만드는 위대한 건축물이다.

 

각황전앞 석등(국보제12호)

우리나라 석등 가운데 가장 크다.

 

신라시대에 쌓은 각황전 뒤쪽 언덕의 석축...

 

사사자 삼층석탑(국보제35호)

정작 함께간 일행들 탑돌이때는 사진을 찍지 못했다.

나도 돌아야 했으므로...ㅎ

 

 

* 뒷이야기

화엄사 대웅전에서 친구를 따라 백팔배를 하다가 중도(50배쯤 했나?)에 포기를 했다.

두통이 심해 빠른 속도로 절을 하다보니 속이 메스껍고 다리마저 풀리는 바람에...ㅠ

대웅전을 나와 보제루에 걸터 앉아서 친구를 기다리는데 백팔배 마치고 나온 친구가 내게 옥팔찌를 선물한다.(내가 좋아하는 색이다)

주차장에 모이기로 한 시간을 훌쩍 넘겨 도착해보니 삼사순례를 모두 마친 순례자들이 뒤푸리로 치킨과 시원한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평소 치킨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두통 때문에 술은 삼가야 했지만 맥주 한 캔과 치킨을 정말 맛있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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