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처럼

상사화 만나러...

연이♥ 2009. 8. 8. 22:51

상사화 만나러 내소사엘 간다.

 

부도밭에서 배롱꽃을 먼저 만나고, 

 

천왕문 앞에서 또 한그루의 배롱꽃을 만나고, 

 

 

대웅전 앞 소나무 아래 피어있는 키 작은 채송화를 만난 다음, 

 

대웅전 뒷쪽으로 난 산길로 한참을 올라 드디어 청련암에서 '붉노랑 상사화'를 만났다. 

 

꽃술과 꽃대, 그리고 꽃잎에도 붉은빛이 살짝 감도는 붉노랑 상사화를 만나기 위해 오늘 난 내소사까지 갔다. 

꽃을 만나고픈 마음이 너무 성급했나보다.

아직 계곡의 상사화는 꽃대만 올라온 상태여서 꽃을 보려면 열흘 정도는 더 지나야 할 듯 싶다.

아쉬운 마음을 달래주기라도 하듯 청련암 뒤꼍에서 한 무리의 상사화를 만나 한참을 그 곁에 머무르다 산행을 시작했다.

 

그동안 내변산에는 수없이 올랐지만 늘 내가 좋아하는 곳으로만 올랐었는데 오늘은 아직 올라본적 없는 코스를 택해 천천히 걷는다.

몇 개의 봉우리를 넘고 계곡의 물소리를 들으며 물길을 따라 걷고 장쾌하게 쏟아지는 폭포수 아래 앉아 세상의 모든 소리를 삼켜버린

물기둥소리에 묻혀 있자니 버스시간이 촉박하다는 사실도 잊어버렸다. 

 

 

  

 

  

산을 내려오니 흐렸다맑았다를 되풀이하던 하늘이 활짝 개었다

버스는 놓쳐버렸지만 저 산 너머에 있는 흰구름에 마음을 빼앗겨 뜬구름 잡으러 마냥 길을 걷는다

 

고개를 넘고 내를 지나,

 

걷고 또 걷다보니 탁 트인 들판에서 드디어 커다란 흰구름과  마주섰다

 

구름과 벗하며 걷다보니 선물인양 무지개가 뜬다 

오늘, 상사화 만나러 길을 나섰다가 팔월 염천에 무진장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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