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처럼

연꽃 만나러...

연이♥ 2009. 7. 4. 18:28

 

친정 부모님을 모시고 연꽃을 만나러 궁남지에 다녀왔다.

 

 

연밭에 들어서자 마자 바람에 실려온 매혹의 연꽃 향기에 취한 친정엄마께서 너무나 좋아하신다.

아버지는 원래 과묵하셔서 표현은 하지 않으셨지만 꽃가꾸기를 좋아하시는 엄마가 좋아라 하시는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흐뭇해 하셨을 것 같다.

 

  

 

 


 

해맑은 가을 호수 옥처럼 파란데

연꽃 우거진 곳에 예쁜 배를 매었네

물건너 임을 만나 연꽃 따 던지고

행여 누가보았을까 반나절 부끄러워했네


-<채련곡> 허난설헌-

 

 

 

황금색 연꽃은 이번에 처음보았다.

 

 

 이제 막 몇 송이 핀 가시연꽃

 

 

물양귀비

 

 

 

 

부레옥잠도 이제 막 피기시작한 듯~

 

 

부처꽃

 

 

낙화암 백화정에서 땀을 식히며 다정한 포즈로 한 컷~

 

 

연세가 있으시기 때문에 무더운 날씨에 차도 없이 이곳저곳 모시고 다니기가 그래서 궁남지를 나와 점심식사를 한 뒤 부소산에 있는

낙화암엘 갔다.  대체로 평이한 산책코스여서 쉬엄쉬엄 걸으니 참 좋다고 하신다.  두 분 모두 산골 출신이다보니 산책을 하시면서도

나무들에게서 눈을 떼지 않으신다. 잎이 모두 초록인 여름에는 난 그저 소나무와 참나무 벚나무 등을 구별하는 정도인데 두 분은 줄기나

잎만 보고도 모르는 나무가 없을 정도로 나무박사다.

 

특히, 아랫부분에 커다란 구멍이 나 있는 참나무를 보시면서 먹을게 늘 부족했던 그 옛날에 상수리를 털어내려고 참나무를 커다란 돌로

내리쳐서 오래된 참나무들은 저렇듯 대부분 상처를 안고 있다고 하신다.  그 얘기를 듣고 살펴보니 아닌게아니라 대부분의 참나무 고목들에겐 

지난날의 아픈 상처 자국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또 참나무와 똑같이 생겼지만 상처가 없는 나무를 가리키면서 이 나무는 상수리가 열리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상처 없이 곧게 자랐다고 하시는데 아닌게아니라 위를 올려다보니 상수리가 한 개도 열리지 않았다.  열매가 없는 대신에

술병 마개용으로 많이 베어져 쓰였다고 한다. 

나무이름을 알켜 주셨는데 벌써 까먹었다.

 

오늘, 연꽃보다 더 보기 좋았던 두 분의 흐뭇한 미소가 내 가슴속에 진한 향기를 피우며 오래도록 남아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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