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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꽃 능소화(2)

지난 5월 1일자로 지방공무원이던 큰아이가 국가공무원이 되었다 지방공무원이건 국가공무원이건 하는 일은 어차피 같지만, 국가공무원이 되면서 한곳에 정착하게 되었으니 분명 잘된 일이다 새 직장으로 옮긴지 두 달이 넘도록 집에서 출퇴근을 해보니 한 달 기름값이 꽤 많이 드는데다 잦은 회식으로 인한 대리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어차피 한곳에 정착을 하게 되었으니 결혼전에 분가를 시키는 것도 괜찮겠다 싶어, 전주에 작고 오래된 아파트를 얻어 취준생인 작은아이와 함께 이사를 하기로 결정했다 막바지 장맛비 예보가 있어 아침부터 후텁지근한 날씨에 하늘도 그리 트이지 않아 사진찍기엔 완전 별로였지만, 얼마 되지 않은 이삿짐을 싣고 가는길에 한적한 시골마을에 핀 능소화를 만나러갔다 꽃은 더없이 예쁘게 활짝 피어있건만, 맘에..

들꽃처럼 2019.07.18

고향의 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찾은 내고향 장수 장안산 가는길... 역시나, 이제야 느린 걸음으로 봄이 오고 있었다 눈이 부시게 하얀 벚꽃을 보시고 우리 엄마 감탄사가 그치지 않는다 내친김에 고개를 넘어 동화댐까지 가보기로 하는데 올봄 처음으로 보는 분홍의 진달래가 아직 한창이다 동화댐의 연분홍 벚꽃은 꽃눈이 되어 날리는 중이었지만 연둣빛 나뭇잎들과 어우러져 이보다 더 아름다울순 없다

산과들 2019.04.22

꽃과 보리

매화 산수유 개나리 진달래 벚꽃 핀 곳에서 유기견 보리를 멈춰 세우고 사진을 찍을 때 호응할 줄 모르는 녀석에게 핀잔을 준다. 야, 너는 꽃 피는 것도 모르고 뭐하니? 세상 일어난 일도 대체 알지 못하고 땅에 코 박고 암캐 오줌 냄새만 킁킁대니? 냄새의 길을 찾는 너와 꽃길을 이어가는 나 그 사이 넘나들지 못하고 벽을 따라 가는 고역의 길 서로를 향한 몰이해와 연민이 하나의 끈에 엮였다. - 보리선생님 作- 보리야~ 꽃구경도 좀 하면서 쉬엄쉬엄 걷자~~~ 그러거나 말거나~~~ 선생님의 시처럼 그저, 땅만 바라보고 킁킁대며 달려가는 녀석이다 이 순간, 함께 길을 걷고 있는 너와나, 저기, 저 할매들처럼 꽃이 이쁘다면서 도란도란 얘기도 나누고, 길가에, 무덤가에 낮게 피어 있는 민들레랑 제비꽃이랑 눈맞춤하면..

보리이야기 2019.04.12

날마다 소풍2

망고가 세상을 떠난 후로, 이곳에서 홀로 지내던 보리가 비바람이 거세게 몰아치던 날에 가출을 했다 홀로 지내는 적적함이 너무 컸음인가... 몇 날 며칠을 보리걱정에 마음이 아파 간식과 끼니를 챙겨 무작정 길을 나서도 보았지만 모두 허사였다 정처없이 떠돌다 행여 잘못되지나 않을까하는 걱정은 자꾸 커져가고, 다시 돌아올거란 희망은 점점 줄어드는 사이 기적처럼 보리가 다시 돌아왔다 이곳 담장 너머에 보리가 있다^^ 돌아온 보리를 좀 더 안전하게 보살펴야겠기에 선생님께서 학교 주변에 있는 지인의 집에 목줄을 채워 두셨다 천만다행으로 보리가 무사히 돌아와서 나와 h는 날마다 점심시간이면 다시 소풍을 갈수있게 되었다 입양되기 전의 설리 산책을 하다보면 망고가 낳은 새끼중에 학생집으로 입양된 설리를 만나기도 하는데,..

보리이야기 2019.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