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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 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찾은 내고향 장수 장안산 가는길... 역시나, 이제야 느린 걸음으로 봄이 오고 있었다 눈이 부시게 하얀 벚꽃을 보시고 우리 엄마 감탄사가 그치지 않는다 내친김에 고개를 넘어 동화댐까지 가보기로 하는데 올봄 처음으로 보는 분홍의 진달래가 아직 한창이다 동화댐의 연분홍 벚꽃은 꽃눈이 되어 날리는 중이었지만 연둣빛 나뭇잎들과 어우러져 이보다 더 아름다울순 없다

산과들 2019.04.22

꽃과 보리

매화 산수유 개나리 진달래 벚꽃 핀 곳에서 유기견 보리를 멈춰 세우고 사진을 찍을 때 호응할 줄 모르는 녀석에게 핀잔을 준다. 야, 너는 꽃 피는 것도 모르고 뭐하니? 세상 일어난 일도 대체 알지 못하고 땅에 코 박고 암캐 오줌 냄새만 킁킁대니? 냄새의 길을 찾는 너와 꽃길을 이어가는 나 그 사이 넘나들지 못하고 벽을 따라 가는 고역의 길 서로를 향한 몰이해와 연민이 하나의 끈에 엮였다. - 보리선생님 作- 보리야~ 꽃구경도 좀 하면서 쉬엄쉬엄 걷자~~~ 그러거나 말거나~~~ 선생님의 시처럼 그저, 땅만 바라보고 킁킁대며 달려가는 녀석이다 이 순간, 함께 길을 걷고 있는 너와나, 저기, 저 할매들처럼 꽃이 이쁘다면서 도란도란 얘기도 나누고, 길가에, 무덤가에 낮게 피어 있는 민들레랑 제비꽃이랑 눈맞춤하면..

보리이야기 2019.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