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보리
매화 산수유 개나리 진달래 벚꽃 핀 곳에서 유기견 보리를 멈춰 세우고 사진을 찍을 때 호응할 줄 모르는 녀석에게 핀잔을 준다. 야, 너는 꽃 피는 것도 모르고 뭐하니? 세상 일어난 일도 대체 알지 못하고 땅에 코 박고 암캐 오줌 냄새만 킁킁대니? 냄새의 길을 찾는 너와 꽃길을 이어가는 나 그 사이 넘나들지 못하고 벽을 따라 가는 고역의 길 서로를 향한 몰이해와 연민이 하나의 끈에 엮였다. - 보리선생님 作- 보리야~ 꽃구경도 좀 하면서 쉬엄쉬엄 걷자~~~ 그러거나 말거나~~~ 선생님의 시처럼 그저, 땅만 바라보고 킁킁대며 달려가는 녀석이다 이 순간, 함께 길을 걷고 있는 너와나, 저기, 저 할매들처럼 꽃이 이쁘다면서 도란도란 얘기도 나누고, 길가에, 무덤가에 낮게 피어 있는 민들레랑 제비꽃이랑 눈맞춤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