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일기

오랜만에..

연이♥ 2014. 8. 1. 15:14

 

 

 

 황금같은 나흘간의 여름휴가..

계획에 차질이 생기는 바람에 이틀을 집에서 보내고,

남은 이틀은 다음에 쓰기로 하고 출근을 했습니다

 

장마가 끝나면서 시작된 불볕더위에는 종일 시원한 사무실에 앉아 있는 것도 나쁘지 않네요

아니, 오히려 집에 있는것보다 낫습니다^^

 

선배와 점심으로 좋아하는 파스타를 먹고 사무실에 들어와 더위를 식히고 있는데

친구에게서 문자가 들어옵니다

- 얼굴본지 꽤 됐네? 휴가는 언제해? 

 

휴가는 언제 하냐는 친구 문자에 다짜고짜 저녁에 영화 <명량>을 보자는 답문자를 보냅니다

마침 남편이 해외출장중이어서 시간 많다는 친구와 함께 오랜만에 극장에서 영화를 봤습니다

 

 정유재란때 이순신 장군이 단 13척의 배로 바닷길의 폭이 좁고 유속이 빠른 명량해협의 특성을 이용해

300여척의 일본 수군과 맞서 싸워 큰 승리를 거둔 명량해전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전쟁이야기죠

이렇듯 뻔한 내용의 이야기를 소재로 영화를 만들때는 감독이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무언가가 있을거란 생각에

개봉전부터 나름대로 기대를 했던 영화였어요

 

영화의 초반에는 원균이 이끄는 조선 수군이 칠천량에서 대패한뒤(임진왜란 7년 전쟁에서 유일하게 패배한 해전이죠)

백의종군 하고 있던 이순신이 다시 삼도수군통제사에 임명되어 남겨진 12척의 배와 두려움에 떨고 있는 병사들과 백성들

속에서 고뇌하는 모습을 주로 담았더군요 

 

절제된 대사와 장면은 극한 상황에 내몰린 인간 이순신의 고뇌를 충실하게 보여줍니다

폭풍전야에 바람이 고요하듯 두려움의 기운만이 가득한 영화초반은 그래서 더욱 긴장감이 흐르죠

 

영화 초반부가 딸랑 12척의 판옥선과 지휘관부터 병사들 그리고 백성 모두가 공포와 두려움에 떨고있는 조선군 진영과

본국에서 해적 출신의 막강 카리스마 구루지마가 원병으로 오면서 6년전 한산대첩에서 이순신에게 크게 패한 전력이 있는

와키자카와의 기싸움이 팽배한 일본군 진영을 대비시켜 보여주고 있다면 영화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드.디.어 전투가 벌어집니다

 

사실 여자들은 액션영화보다는 드라마를 좋아하기에 연이씨의 경우를 보더라도 그동안 수 많은 전쟁영화를 보았지만

그다지 기억에 남는 전투장면이 없습니다

굳이 기억을 더듬자면 올리버스톤 감독의 영화 <알렉산더>에 나오는 이수스전투나 <트로이> 정도랄까요? ㅎ

 

아, 그런데 영화 <명량>의 전투 장면은 정말 멋집니다

그리고, 감동입니다

 

12척의 판옥선으로 일자진을 펼친 가운데 선봉에서 전투를 지휘하는 이순신 장군의 모습은

마치 그분이 환생이라도 한 것처럼 화면에서 잠시도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듭니

영화 초반에서는 전투를 준비하는 과정을 전혀 보여주지 않았지만

후반부의 전투 장면에서는 다양한 화포가 등장하고 조란탄이라는 생소한 이름의 무기도 나오고

배를 들이받는 충파와 우리가 흔히 육박전이라고 표현하는 백병전 등 다양한 방식의 전투가 벌어집니다

 

두연군이라면 어느 정도 알았을 CG도 저같은 사람은 전혀 감을 잡지 못할만큼 처리를 잘 했고요

소용돌이 치는 물살속에서 360도 회전을 하며 적선을 초전박살내는 우리 수군의 판옥선은 거북선 못지않게 든든합니다

이순신의 뛰어난 정신력과 탁월한 전술은 두려움을 용기로 바꿔 기적같은 승리를 이끌어내 관객들에게 감동과 통쾌함을

모두 선사합니다

 

한 마디로 <명량> 대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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